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 /사진=뉴시스
HMM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HMM 본사에서 열린 '2024 얼라이언스·중장기 전략 설명회'에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신규 협력 서비스 항로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 때의 26개에서 내년부터 30개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미주 서안 12개, 미주 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이다.
HMM과 함께 동맹에 속해있던 하파그로이드가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와 손잡기로 하면서 아시아 기반 선사들만 남아 선복량과 영업 네트워크 등 글로벌 경쟁력이 축소될 거란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HMM은 기존 디 얼라이언스 파트너인 일본 오엔이(ONE), 대만 양밍(Yang Ming)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로 재편했다.
해운동맹은 특정 항로에서 선사 간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운임·영업조건 등을 합의하는 일종의 해운 카르텔이다. 각 선사는 보유 선박의 일부를 동맹 서비스 전용으로 활용하는데 이는 해운업계가 불황일 때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요가 없어 남는 잉여 선적량을 동맹 내 다른 선사의 영업망 등을 활용해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동맹의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 유럽연합(EU) 반독점 규정을 적용받는 까닭에 MSC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않고 협력관계만 맺었다. 이정엽 HMM 컨테이너사업부문장(전무)은 "MSC와 선복을 교환하면 유럽 관련 규제는 피하면서 동맹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글로벌 선사들이 선복량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치킨게임'이 예고된 상황에서 신흥시장 항로 개척에도 주력한다.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와 남미 동안 항로 등을 신설해 서비스 네트워크를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국 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 참여까지 고려하는 등 글로벌 선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 부문장은 "선대 케파(물류 처리능력)보다 중요한 건 항로별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느냐, 어떤 시장이 급격히 무너졌을 때 손익을 방어하며 흑자를 유지하고 영속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 건지가 중요하다"며 "최근 서비스를 늘려나간 남미 서안·동안, 인도, 멕시코, 터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배 HMM 사장은 "시장 점유율 높이기 등 선사 간 치킨게임이 벌어져도 지금은 쉽게 무너질 선사가 없다"며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자본이 많이 축적됐고 이를 치킨게임으로 없앨 순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여가는 경쟁체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