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종목 추리는 증권가… 도요타처럼 '이 종목'은 빠졌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9.10 15:10
글자크기
/사진=거래소 홈페이지./사진=거래소 홈페이지.


한국거래소의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밸류업 지수)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지수 편입이 유력한 종목을 제시하고 있다. 밸류업 수혜 종목으로 꼽혀온 자동차주, 금융주 등이 주로 포함된 가운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62,700원 ▼1,700 -2.64%)는 예상 편입종목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 도요타를 밸류업 지수에 넣지 않은 일본 사례를 따라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추석연휴 이후 밸류업 지수 나온다… 어떤 종목 편입될까?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추석연휴 이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3분기 내 밸류업 지수를 공표한다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이행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밸류업 공시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은 상장사는 현대차와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 12곳에 불과하다. 추후 밸류업 공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장사는 23곳이다.

밸류업 공시 참여가 기대가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거래소의 지수 발표는 밸류업 정책 향방을 결정할 중대 이벤트로 꼽힌다. 밸류업 지수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낼 경우 증시 활성화와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증권가 밸류업 지수 편입 예상 종목. /그래픽=이지혜 기자.증권가 밸류업 지수 편입 예상 종목. /그래픽=이지혜 기자.
하나증권과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LS증권은 도쿄증권거래소의 'JPX 프라임 150 지수' 산출 방식을 참고해 예상 편입종목을 제시했다. 하나증권과 유안타증권, LS증권은 예상 편입종목을 우수 지수와 유망 지수로 구분했다. 지수 세분화는 거래소가 초기 논의 단계에서 검토한 사안이다. 내부적으로 단일 지수 구성을 확정했다.

증권사들의 예상 편입종목을 보면 밸류업 수혜주로 꼽협던 상장사들이 주로 포함됐다.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차 (243,500원 ▲6,500 +2.74%), 기아 (102,600원 ▲2,100 +2.09%), 현대모비스 (223,000원 ▼500 -0.22%)와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 (82,500원 ▲700 +0.86%), 신한지주 (56,200원 ▲300 +0.54%), 우리금융지주 (15,670원 ▲250 +1.62%), 하나금융지주 (62,000원 ▲1,300 +2.14%)의 지수 편입이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삼성생명 (99,900원 ▲2,400 +2.46%)메리츠금융지주 (95,100원 ▲2,000 +2.15%), 삼성화재 (355,500원 ▼2,000 -0.56%), DB손해보험 (112,600원 0.00%) 등 금융주도 꼽혔다. POSCO홀딩스 (366,000원 ▼4,000 -1.08%)삼성물산 (150,900원 ▲1,700 +1.14%), 한미반도체 (92,300원 ▼7,200 -7.24%), SK가스 (174,800원 ▲1,700 +0.98%), KT&G (106,800원 ▼4,700 -4.22%), HMM (17,000원 ▲140 +0.83%)도 복수의 증권사가 예상 편입종목으로 제시했다.


편입 후보 거론 안 되는 삼성전자… PBR 1배 넘지만 ROE 낮아
삼성전자의 밸류업 지수 편입을 전망한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시가총액이 398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에 달한다. 삼성전자 등락에 따라 코스피가 출렁이는 구조인데도 밸류업 편입 1순위 후보에서 제외됐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시총 상위 500곳 중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초과 △ROE(자기자본이익률) 8% 초과, ROE가 COE(자기자본비용) 상회 등 요건을 충족하는 150곳으로 JPX 프라임 150 지수를 구성했다. 지난해 7월 발표 당시 도요타는 PBR 1배 미만으로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일본 3대 은행인 미쓰비시 UFJ, 스미토모, 미즈호은행도 제외됐다.



삼성전자의 PBR은 1.21배로 기업가치 요건은 충족한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실적 기준 ROE는 4.15%에 불과하다. 분기별로 봐도 올해 1분기 5.53%, 2분기 7.69%로 8%를 밑돈다. 물론 거래소가 일본과 달리 시장 대표성에 초점을 맞춘 요건을 적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올해 3월20일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주주총회 의장인 한종희 대표이사(부회장)가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머니S.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올해 3월20일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주주총회 의장인 한종희 대표이사(부회장)가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머니S.
올해 초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매년 9조8000억원을 정규 배당하고,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을 단행하겠다는 내용이다. 9조8000억원은 전년과 동일한 배당 규모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경영진의 주가 관리 노력과 주주환원 의지가 매우 떨어진다는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아직 삼성전자는 밸류업 예고 공시도 내놓지 않았다. 내년부터 3년간 총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년 순이익의 35%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한 현대차의 행보와 대비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받쳐주지 않고, 주주환원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밸류업 스코어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설계가 됐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빠지더라도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