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며 쓰다듬고 만진 사촌오빠, 12년째 사과 없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9.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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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시절 사촌오빠에게 당한 불쾌한 신체 접촉이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JTBC '사건반장'은 12년 전 일로 명절만 다가오면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한다는 제보자 A씨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명절에 맞아 시골집에 갔다가 사촌오빠로부터 불쾌한 신체 접촉을 겪었다. 그는 "그때 중학생이던 사촌오빠가 오더니 은근슬쩍 어깨동무하고 어깨 쪽을 쓰다듬었다"고 했다. 이어 '너도 월경을 시작했냐' '남자 친구 있냐' 등 질문도 했다고 한다.



A씨는 "그때만 해도 초등학생이니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굉장히 짜증 났다"며 "싫다고 하는데도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거나 배를 만지는 등 불쾌한 접촉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촌오빠는 '귀여워서 그랬다'고 하고 어른들도 그냥 웃어넘겼다고 한다.



문제는 A씨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터졌다. 당시 사촌오빠는 A씨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끌고 나가서 갑자기 업어주겠다면서 강제로 업은 뒤 엉덩이 쪽을 손으로 만졌다고 한다. A씨는 "내려달라고 울어도 사촌오빠는 웃으면서 무시했다"고 했다.

참다못한 A씨는 부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고 A씨 부모는 사촌오빠를 찾아가 "네가 인간이냐. 싫다는 동생을 왜 만지냐"고 혼냈다. 그러자 사촌오빠의 부모가 등장해 "왜 남의 귀한 장남을 혼내냐"고 소리치면서 가족 간 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A씨는 "사촌오빠와 큰엄마, 큰아빠의 사과 연락을 기다렸는데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 결국 아빠는 자기 형과 인연을 끊었다"며 "몇 년이 흘러 큰아빠가 그때 일은 잘못했다고 해서 화해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전부터는 다시 큰집에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해도 오래가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지난해 할머니 팔순 잔치 겸 명절 때 사촌오빠가 결혼 선언했다. 축하받는 게 맞는데 아직 마음이 불편했다"며 "그 와중에 큰아빠가 며느리 자랑까지 했고 아빠가 못 참고 '성추행범이 뭐가 그렇게 자랑이냐'고 한마디 했다가 난리가 났다"고 했다.

A씨는 "난 평생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악몽까지 꾸고 있다. 사촌오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덮고 되레 자기 행복을 자랑한다"고 하소연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큰집에 안 가는 게 맞다. 전 지금도 공소시효가 살아있다고 본다. 성폭력 처벌 특례법상 친족 간 강제추행죄는 매우 심각한 범죄다. 사촌오빠가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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