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분야(플랫폼-입점업체)-대규모유통업법 개정/그래픽=이지혜
또 자금 여력이 낮은 중소 플랫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정산을 앞당긴 이후 환불·반품 요청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현실 때문이다. 여기에 판매대금까지 따로 관리하면 가뜩이나 낮은 자금유동성이 더욱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지난 7월 공론화된 티메프 미정산 사태는 온라인 쇼핑몰인 티메프가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대금 정산을 지연하면서 발생했다. 티메프는 정산 주기 최장 70일동안 판매대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했다가 1조3000억원대 대규모 미정산 금액 발생 문제가 터졌고 결제 취소에 따른 환불 대란이 나타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규율 대상인 플랫폼 규모는 연간 중개거래수익과 중개거래 금액을 충족하는지를 따진다. △연간 중개거래수익 100억원 또는 중개거래금액 1000억원 이상 △연간 중개거래수익 1000억원 또는 중개거래금액 1조원 이상을 두고 논의한다. 현행법상 대규모유통업자의 기준은 전년도 소매거래금액 1000억원 이상이다. 후자로 결정될 경우 플랫폼의 법 적용 규모는 기존 업체에 비해 10배 이상 큰 셈이다.
정산기한은 전통적 소매업과의 차이를 고려, 월 판매 마감일부터 40일보다 단축한다. △청약철회 기간을 고려한 구매확정일부터 10~20일 △월 마감일부터 30일 중에서 결정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중개거래는 대체로 실제 정산주기(평균 23일)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판단에서다. 전자의 경우 경과규정을 두고 기한을 △40일 △30일 △20일(10일)로 매년 단계적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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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금 관리 방식의 경우 플랫폼이 판매대금을 직접 수령하면 수수료 등을 제외한 판매대금 일정 비율을 100% 또는 50% 별도 관리토록 하는데 전자의 경우 △60% △80% △100%로 매년 단계적으로 늘린다.
공정위가 이달 중으로 최종안을 내겠다고 한 만큼 의견 수렴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률적으로 정산 시점을 앞당기고 판매대금 관리를 의무화는 방안에 대해 이견이 적잖단 점이다.
대체로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11번가·G마켓·옥션 등의 정산은 구매확정일 기준 1~2영업일 안에 이뤄지고 있지만 자금 여건이 녹록지 않은 중소 플랫폼은 상황이 다르다. 실제 온라인 거래 특성상 대금 정산 이후 반품·환불 등이 발생하면 자금 여력이 낮은 중소 업체는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판매 대금을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유동성도 부족해진다.
앞서 벤처기업협회 등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티메프 사태로 촉발한 정부의 이커머스에 대한 획일적 규제 논의의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