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적자인데 '송도 새 병원' 웬 말…세브란스노조 "완전 폐기" 촉구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9.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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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세브란스노조)이 올해 임금 교섭에서 병원 측에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계획 완전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의정 사태 장기화로 수천억 원대 적자를 우려하면서도 의료원이 투자를 강행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노조는 이날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며 "교직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병원을 개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연세의료원은 의정 사태 장기화로 수천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며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인상은 안 되고 수천억 원대 투자 계획은 유지한다는 의료원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세브란스노조는 "강남·신촌·용인에 3300병상을 운영하는 초대형 병원인 연세의료원이 수도권에 800병상을 더 확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의료정책이 아니다"며 "의정 사태로 의사 수급 우려가 나오는 데 송도 새 병원이 '의사 없는 병원'으로 개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무리 준비해도 개원 초 적자는 불가피한데, 현 상황에서 의료원은 추가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용인세브란스병원의 경우 개원 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4년이 지났어도 아직 적자"라고 송도 새 병원 개원 시 '릴레이 적자'를 우려하기도 했다.

세브란스노조는 내일(10일) 10차 실무교섭을 앞두고 있으며, 추석 전 교섭 타결이 어려워질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시작하면 15년여 만의 교섭 결렬로 환자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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