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서부 자카르타에 위치한 담배 도매상 전경. KT&G 에쎄 제품이 진열돼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각) 인니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현지 담배 도매상 '타우픽(Taufik)'. 주택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노스 메루야 주거지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 곳은 KT&G 파트너스(KPP)로 한 달에 판매되는 매출이 한국돈 6억원에 달하는 주요 유통처다. KT&G 제품만 매월 40상자가 팔린다. 재고도 1억원 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KPP 간판을 전면에 달고 있는 이 도매상이 거래하는 소매상만 수백여개.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 다니씨(25세)는 "한국이 어디있는지는 몰라도 에쎄는 다 안다. 에쎄를 찾는 소매상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니는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과 달리 도·소매점을 중심으로 담배의 90%가 유통된다. 한국으로 치면 중소형 마트·슈퍼마켓과 같은 곳에서 수억원어치 담배가 팔려 나간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카르타에 위치한 담배 점포 전경. KT&G 에쎄 체인지 광고지가 걸려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인니에서 KT&G 담배에 대한 인기는 폭발적이다. KT&G는 인니에서 지난해 95억5000만개비의 담배를 판매했다. 판매량 기준 인니 시장 점유율 4.4%, 순위로는 글로벌 담배기업들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다. 2011년 KT&G가 인니의 중소 제조업체를 인수한지 13년 동안 159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인니 법인은 올해 판매량이 100억 개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G 인도네시아 법인 담배 판매량 추이/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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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품질력과 다양한 맛과 향에 인니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캡슐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니 시장 상위 업체인 삼뽀르나(필립모리스)와 현지업체 구당가람(GG), 자룸 등 3곳의 합산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반면 KT&G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정모 KT&G 인니법인 팀장은 "에쎄 체인지 더블과 주아라 구아바향 등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전진기지 수라바야 공장KT&G 인니 법인은 현지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고 대규모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일 찾은 'KT&G 인니 수라바야 공장(TSPM)'은 24시간 3교대로 운영 중이다. 동남아 특유의 습한 무더위 속에도 생산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다는게 송동옥 KT&G 아태생산본부장의 설명이다. 초고속 제조기 2기를 비롯해 23개 라인이 있는 이 공장은 연간 최대 150억~200억개비의 담배를 생산할 수 있다.
'인니 제2의 도시' 수라바야는 인구 300만명에 공항·항구 등 물류망을 갖추고 있어 수출까지 용이한 조건을 갖고 있는 도시다. KT&G 공장은 수라바야 시내에서 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공장 규모는 17.7만㎡(제곱미터)로 축구장 25개 크기다.
인도네이사 수라바야 KT&G 공장 내 담배 댐퍼에 완성제품이 쌓여있다.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에쎄제품./사진=이재윤 기자
내부로 들어서자 인니 담배에 들어가는 독특한 향원료 클로브(정향)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분당 최대 700갑을 만드는 초고속 담배 제조기(메이커)가 굉음을 내면서 담배를 생산했다.
KT&G는 5900억원을 들여 인근에 신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연간 210억개비를 생산하는 신공장은 인니 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중동 수출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송동옥 KT&G 아태생산본부장./사진=이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