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10년새 자산 2배 상호금융..'기본'으로 돌아가야" 쓴소리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24.09.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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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가계부채 관리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김병환 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가계부채 관리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상호금융권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호금융권이 외형성장에만 치중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역할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총 9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에 대해 신속한 해결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일곱 번째 일정으로 9일 오전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행안부, 농림부, 해수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와 5개 상호금융중앙회 대표이사들을 만났다. 새마을금고를 관할하는 정부 부처는 행정안전부로 금융위 간담회가 새마을금고 중앙회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상호금융권이 외형 성장에만 치중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하다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충분한 자산운용 역량과 자금운용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로 비과세 혜택에 기반한 과도한 수신 경쟁에 치중한 결과 상호금융권의 자산 규모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됐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상호금융은 비과세 혜택에 따라 다른 금융회사 대비 수신 조달이 용이하다. 이로 인해 상호금융권 총자산은 1033조원으로 10년새 2배로 급성장했다. 상호부조 조합적 성격에 비해 자산규모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PF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 급선무"라며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조속히 자체적으로 마련한 재구조화·정리계획에 따라 6개월내 정리를 조속히 완료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부실채권 정리 방안과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조치 등 건전성 회복 방안도 연말까지 이행하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 정리 대상인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규모가 총 21조원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이 9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김 위원장은 "상호금융권이 겪고 있는 위기의 해법은 상호금융의 '본질', '기본'으로 돌아가는(Back to basics) 것에서 찾을 수 있다"며 "지역·서민과 가까이 호흡하면서 축적한 아날로그적 딥데이터(Deep data)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대표들은 다만 일선 조합의 부실채권 매각 등을 이유로 조합의 자산·자본이 감소해 조합의 동일인 대출한도가 축소될 경우, 1회에 한해 대출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유예조치 도입 등 규제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다.

새마을금고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의 조석환 국장은 "MOU 체결, 강화된 합동감사 실시, 상호금융팀 발족 등 행안부와 금융당국 간 한층 더 긴밀한 협력체계가 구축됐다"며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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