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의대 수시 원서받는데…의협 "내년 정원 재논의" 강경 기조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9.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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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의사단체는 시큰둥…의료공백 심화 우려

사진=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페이스북 캡처사진=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페이스북 캡처


8일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하루 앞뒀지만 의사단체의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 재논의 주장이 지속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 붕괴 위기감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지만 내년 의대 증원이 재논의돼야 협의체 참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7개월째 사직 중인 전공의들도 수련병원 복귀는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라 의료공백 사태는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치권, 의료계 등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공백 해소 방안 논의를 위해 지난 6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대통령실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6일 취재진에게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며 "의료계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협의체 구성의 관건은 의사단체인데, 이들은 내년 의대 정원 재조정과 대통령 사과가 우선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는 도대체 무엇입니까?"라며 한 줄짜리 입장문을 내놨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자신의 SNS에 해당 입장문 글귀와 함께 "의협은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여야정의 합리적인 단일안을 요구합니다"라고 밝혔다.

경기도의사회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은 이번 사태의 원인인 2025년도 의대 증원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본질을 왜곡한 꼼수 주장"이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의료 파탄을 초래한 증원의 즉각적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와 대화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막말·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 장상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의사회도 같은 날 입장문에서 "무엇보다 2025년 입학 정원 재검토가 없는 협의체는 무의미하다"며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2020년 9·4 의정 합의 위반에 대해 복지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배장환 전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솔직한 어투로 사과해달라.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해결책을 만들어 낸 돌파구는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였다"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사직 전공의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사직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 강좌'를 듣고 있다. /사진= 뉴시스 /사진=김금보사직 전공의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사직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 강좌'를 듣고 있다. /사진= 뉴시스 /사진=김금보
상당수 전공의들은 여전히 수련병원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한 사직 전공의는 "변화가 없다면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등 7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으면 복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많은 사직 전공의들은 수련병원 복귀 대신 의협에서 마련한 근골격계 초음파 강좌를 들으며 일반의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이미 내년 의대 정원은 대학별 입학 인원이 확정됐고 수시모집도 진행 예정이라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는 새 의료공백 악화는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기준 409개소 응급실 중 4개소가 일부 시간 제한 운영하고 있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180개소 중 27종의 중증응급질환별 진료 가능 기관은 평시(2월1주) 109개에서 지난 5일 88개로 21개(19%) 감소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배후진료 문제를 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진료 가능 기관수 외에도 다각적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배후진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대안을 모색·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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