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존층 보호, 기후 행동의 큰 교훈

머니투데이 장동언 기상청 청장 2024.09.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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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6일은 1994년 제49차 유엔총회에서 지정한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이다. 유엔은 1987년 9월16일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를 기념하고 오존층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 날을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로 지정했다.

성층권에는 지구 대기 오존의 약 90%가 존재한다. 상공 15~30km 사이 오존 농도가 높은 층을 오존층이라고 부른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을 흡수해 인간과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구의 복사 균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온 연직 구조를 유지해 지구 기후 조절에도 중요하다. 1980년대 남극에서 처음 오존층 구멍이 발견되면서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각국이 오존층 파괴 원인인 프레온 가스(CFCs) 생산과 사용을 줄일 것을 약속하고 대체재를 찾는 등 전 세계가 노력해왔다. 한동안 우리 모두 오존층 구멍을 막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었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등이 화제가 되면서 오존층은 서서히 잊혀진 듯하다.



지난해 1월9일 △세계기상기구(WMO) △유엔환경계획(UNEP)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항공우주국(NASA) △유럽연합(UN) 집행위원회는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2022' 보고서를 공동 발표했다. 훼손됐던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으며 수십 년 내 완전히 예전 수준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해까지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오존층 구멍이 처음으로 발견된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전세계가 오존층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현재 세계기상기구에서 지정한 전세계 180여개소 세계고층기후관측소(GUAN, Global climate observing system Upper-Air Network)가 오존을 비롯한 상층 기후를 관측한다. 기상청도 1990년 고산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성층권 오존 관측을 시작했다. 현재 △고산 △포항 △안면도 3개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성층권 오존을 관측하고 있다.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와 예측에 관한 총괄·지원 기관으로 지상부터 고층까지 다각도의 기후변화 현황을 종합적으로 감시한다. 성층권 오존을 비롯한 △자외선 △에어로졸 △온실가스 등 37개 기후변화감시정보를 관측하고 각 요소별 장기경향 등을 분석해 제공하고 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지난해 1월 발표된 오존층 회복에 대해 "기후 행동의 좋은 선례"라며 "우리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온실 가스를 줄이고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는 '공급' 분야의 규제가 아니라 '수요'에 해당하는 개인의 행동 변화를 통해 기후변화 대책 수단인 온실가스 감축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 오존층 보호와 기후 위기에 있어서 개개인의 의식변화를 통해 세상을 움직인다는 신념을 갖고 모두가 기후 행동에 동참할 때다.

장동언 16대 기상청장장동언 16대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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