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한국이 제4라그랑주점(L4)에 목표기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우주청 개청 100일 기념 간담회 자리였다. 우주청 임원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잘 담기지 않는다며 답변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달라는 요청이 있은 뒤다. 간담회장을 빼곡히 채운 기자 앞에 홀로 선 리 본부장의 발언은 덕분에 더 극적으로 들렸다.
간담회에선 목표시기인 2035년까지 10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내년도 우주청 예산에 반영조차 되지 않은 L4 탐사를 과연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먼저 나왔다. 이때 리 본부장의 대답이 바로 "2035년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 세상이 끝나는 게 아니다"였다.
과학자가 연구하는 유일한 이유는 '호기심'이라는 말이 있다. 우주청이 야심찬 첫 계획을 내놓은 지금은 어쩌면 현실성 있는 계획을 내놓으라는 주문보다 이들의 호기심을 믿고 응원할 때가 아닐까.
갓 100일을 넘긴 한국 첫 우주기관이 무탈히 성장해 세계 최초로 우주의 한 지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과학자의 호기심이 국회의 엄중한 예산 심의를 뚫을 강력한 무기가 되지 못할지라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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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희 정보미디어과학부 기자 /사진=박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