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19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이 이날부터 매주 수요일 야간 응급 진료를 제한한다. 이대목동병원은 서울 서남권과 경기 부천 등의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하루 60여명의 응급환자를 진료한다. 다만 18일의 경우 추석 연휴여서 정상 운영하고, 19일 야간 진료가 제한된다. 이 기간 응급실은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 30분까지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다. 2024.9.4/뉴스1 Copyrig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6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가 총 1197건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519건) 대비 131% 증가했다. 이 기간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업무별 비중에서 '이송 병원 선정'의 비중은 4.1%로 지난해 1.8%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대국민 병·의원 안내'도 같은 기간 41.8%에서 44%로 2.2%p(포인트) 높아졌다.
실제로 전날(5일) 광주에서는 오전 7시32분쯤 조선대 교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된 여대생이 직선거리로 100m가량인 대학병원 응급실 대신 인접한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중태에 빠졌다. 또 지난 2일에는 부산 기장군 한 공사 현장에서 추락 사고를 당한 70대 근로자가 수술할 의사를 찾지 못해 사망했다.
문제는 다가오는 추석 119 신고 접수 건수가 늘어나 이같은 상황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추석 연휴 기간 소방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하루평균 4만2731건으로 평소 하루 신고 건수인 3만2753건보다 약 1만건 많은 수치다. 신고접수 내용은 대부분 병·의원과 약국 안내, 응급처치 요령, 구급 출동 요청이었다.
이에 소방청도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평소보다 구급차를 역이나 터미널 등에 전진 배치할 예정이다. 또 헬기 등 신속지원할 수 있도록 출동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농어촌 지역에 대해 펌뷸러스(소방펌 프차+구급차)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119수보대(신고접수대)도 인원을 보강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소방관서 특별 경계 근무와 상황실 보강 등 여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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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의료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이 소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공하석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뚜렷한 대안은 없지만 가능하면 일단 인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명절같이 특수한 상황에선 임시로 퇴직 구급대원을 채용하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이 중증환자를 이송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실상 응급실 자체가 가동을 안 하면 소방은 이송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추석엔 민간의료가 기능을 하지 않는다 생각해 119 신고를 많이하는데 시민들이 경증인 경우 상비약을 갖추거나 자체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