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상하이증시 증권주 양대 산맥이던 해통증권과 국태군안증권은 지난 5일 밤 합병 과정 개시와 거래정지를 발표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국태군안이 주식을 발행해 해통의 모든 중국 본토상장주식(A주)과 홍콩상장주식(H주) 주주들과 주식을 교환, 해통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국태군안은 이후 A주를 발행,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이번 합병은 또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 A+H증시 양쪽 모두 상장된 기업의 합병 사례이기도 하다. 국태군안은 2015년 A주, 2017년 H주 시장에 상장됐고, 해통은 2007년 A주에, 2012년 H주에 각각 상장됐다.
해통은 지난 1988년 교통은행에 의해 설립됐다.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창업 이후 상호변경이 없었다. 상하이국유자산관리위원회 등 국영기업들이 지분을 분산 보유하고 있으며, 경영난에 빠지면서 최근엔 상하이시정부가 CEO를 임명, 사실상 위탁경영중이었다. 국태군안은 1992년 설립됐다. 상하이시가 직접 운영 중이다.
이번 합병은 재정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태군안이 부실한 해통을 떠안는 개념이다. 중국 금융데이터업체 윈드인포에 따르면 국태군안과 해통은 2015~2021년 기준 2~3위권을 형성했는데, 국태군안은 안정적 수익을 낸 반면 해통의 실적은 등락이 컸다. 2018년엔 순이익 기준 26위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2022~23년에도 홍콩자회사 등에서 상당한 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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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주얼차이
증권업종에선 특히 추가 구조조정이 뒤따를 가능성도 높다. 국무원은 '9개 국가규정'에서 오는 2035년까지 2~3개의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IB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증권사를 통합해 덩치만 키운다고 글로벌IB가 되는 건 아니다. 일단 대형사들의 구조조정을 통해 발판을 마련한 후 기능적인 면에 집중한 추가 M&A(인수합병)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지언론에 "이번 합병은 세계적 IB 건설이라는 목표에 다가서는 한편,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상하이금융 국유자산들이 더 강력하고 우수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선 자화자찬이 나오지만 결국 구조조정의 배경은 실적 부진이다. 중국 증시가 위축돼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고, IPO(기업공개)까지 뚝 끊기며 중국 증권사들의 수익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내 증권사 50곳의 총 직원수는 31만7400명으로 작년 말 대비 6760명 줄었다. 중신증권은 500명 이상을 줄였고, 해통과 국태군안증권도 100명 이상 감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