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금융사고 발생 현황/그래픽=윤선정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상반기 경영보고서에 적시된 10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는 총 6건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3건 △우리은행 2건 △농협은행 1건이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없었다.
규모가 작은 금융사고까지 포함하면 올 상반기 5대 은행에서 총 32건 발생했다. 국민은행에서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 10건 △하나은행 7건 △신한은행 2건 △우리은행 2건이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발생한 금융사고 건수 34건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횡령과 배임이 각각 8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2022년 7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 지정감사·시재점검 등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 공언했는데도 지난 6월 대리급 직원이 허위 대출로 약 1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최근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대출 약 350억원을 내준 사실이 지난달 금융감독원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달에는 농협은행에서도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 영업점 직원이 약 117억원 규모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금융당국은 더 강하게 내부통제 고삐를 죌 방침이다. 올해 연말까지 은행권과 여신 프로세스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증빙서류 진위 확인·담보가치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용도외유용 사후점검 기준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은행권의 조직문화 개선안도 준비 중이고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급에 책임을 묻는 책무구조도도 내년 시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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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에선 역설적으로 자체 감사 기능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다 보니 금융사고 적발 건수가 늘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작은 금융사고가 대형 사고로 커지기 전에 내부 감사 등을 통해 발견하다 보니 사고 건수가 늘어난 것 같다"며 "과도기를 지나고 나면 내부통제 모습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