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스 앤 노블 서점 도서 선반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간 도서 '미국을 구하라'(SAVE AMERICA)가 진열되어 있다./AFPBBNews=뉴스1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입을 다무는 '샤이 트럼프'(Shy Trump)가 올해 대선에서도 복병이 될까. 전문가들은 이번만큼은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 2016년 대선 이후 8년이나 흘러 트럼프가 '기성 정치인'이 된 만큼 숨겨진 지지자 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모닝컨설트가 주목한 부분은 트럼프 지지율의 증가폭이다. 트럼프의 2020년 8월말 지지율은 41%였으나 현재는 44%로 3%P 높다. 이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4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샤이 트럼프 비율이 낮아진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후자라면 여론조사의 정확도가 전보다 확연히 높아지게 된다.
(밀워키/뉴저지 로이터=뉴스1) 유수연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트럼프가 인종차별적 발언과 소수자에 대한 막말을 내뱉다 보니 트럼프를 지지하는 주류 백인들이 사회적 시선을 인식해 정치 성향을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정치학자들은 봤다. 이렇게 '무응답층'으로 숨어있던 트럼프 지지자의 비율이 각 주에서 5~10% 정도 됐고 이들의 표는 선거 당일에야 드러나 경합주에서 트럼프를 승리로 이끌었다.
2020년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가 상당수 주에서 결집하면서 선거 막판 존재를 과시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에 8%P나 뒤처진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로는 4%P만 밀렸다.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간 4%포인트의 차이가 샤이 트럼프의 영역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리스와 트럼프의 현재 지지율 차이 4%포인트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가 2020년처럼 트럼프의 득표율을 높여준다면 실제로는 트럼프가 해리스와 전국적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고 주요 경합주에서는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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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대선 2차 TV 토론 직후 CNN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한 결과, 57%대 34%로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겉으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던 '소심한 트럼프'(Shy Trump) 지지자들이 경합지역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몰아줘 힐러리의 패배로 끝났다. /사진=뉴시스 사진DB
현재 트럼프의 인기가 그의 재임 시절이나 4년 전보다 높아 지지 사실을 굳이 숨길 이유도 없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와 지난 7월 유세현장 총격 사건 등을 거치며 기세가 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대놓고 지지할 정도로 '대중적' 정치인이 됐다.
카메론 이슬리 모닝컨설트 수석 미국 정치 분석가는 "이 모든 것들이 더 이상 수줍은 트럼프 유권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과거 대선보다 정확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