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 앞 모습/사진=뉴시스
4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2살 아기는 지난달 31일 커터칼에 손가락을 베여 동네 외과를 찾았다. 해당 외과는 대학병원 진료를 권유했고 아기와 엄마는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하지만 진료를 받을 수 없었고 이대목동병원, 고대구로병원 등 서울에 있는 다른 대학병원을 전전했다. 그런데 어느 병원도 아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아이는 서울에서 40㎞가량 떨어진 인천 영종도의 한 의원급 병원에서 수술받았다.
경증 환자가 대학병원을 찾는 것 자체가 의료 시스템 비정상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 병원에서 수술받을 수도 있지만 병원 측이 낮은 수가와 의료 소송 부담 때문에 꺼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사는 "동물병원보다 수가가 낮은 수준"이라며 "원장이 아이를 붙잡고 진땀을 빼면서 수술하는 동안 다른 환자들을 보지 못해 손해를 보는 구조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소송 위험이 큰 것도 이유다. 아이의 경우 의료 사고가 발생하면 기대여명(앞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간) 등을 감안해 막대한 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개인 병원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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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1차 의료기관이 경증 환자를 소화하지 못해 지금까지 응급실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며 "1차 의료기관이 경증 환자를 진료하려면 수가를 올리고 의료 소송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