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1994년 7월 북한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주민들의 충성심도 함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7월31일 서울 로이터통신 지사에서 리 전 참사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리 전 참사는 3일 통일부와 연세대 주최로 열린 '2024 국제한반도포럼(GBK)'을 통해 "일반 주민들은 더 이상 북한 체제에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망명했으며 북한 외무성 내 '남미통'으로 외교관 시절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막는 임무 등을 맡기도 했다.
실제로 통일부가 지난 2월 탈북민 약 6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45%가 아프면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못하고 장마당에서 의약품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북한 주민의 경제활동이 국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시장주의체제처럼 사(私)경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주민들은 나를 억압하고 못살게 굴었는데 이제 내 자식들까지 못살게 하느냐는 반발이 생긴 것"이라면서도 "북한 주민·간부의 80% 이상이 체제에 부정적이지만 선뜻 들고 일어나지 않는 것은 무자비한 처형 등 (김정은의) 공포정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리 전 참사는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북한 주민에게 알려지면 감흥이 클 것"이라며 "북한 간부, 농민, 인텔리(지식인) 등에게 김씨 일가의 노예로 살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당신들만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체라고 포섭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리 전 참사는 이날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주애'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딸 이름을 '김주예'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리 참사는 관련 정보를 어느 경로를 통해 확보했는지 등에 대해선 추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