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진단' 쓰리빌리언, 2000억 넘는 가치 산정…특례 IPO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4.09.0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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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빌리언 공모 개요/그래픽=이지혜쓰리빌리언 공모 개요/그래픽=이지혜


쓰리빌리언 비상장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 최대 2000억원 이상(스톡옵션 포함)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이는 4년 뒤인 2028년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이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희귀유전질환 진단 기술력이 강점이란 설명이다. 다만 의료 AI를 표방하며 앞서 상장한 제이엘케이와 딥노이드 등 기업이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모시장의 투자 수요가 어떨지 관심을 끈다.

쓰리빌리언은 희귀유전질환 진단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2일 밝혔다.



쓰리빌리언은 2016년 설립 뒤 AI 기반 희귀유전질환 진단 검사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환자의 혈액을 활용한 희귀유전질환 진단 검사와 특정 질환 진단 검사, 데이터 기반 진단 검사, 소프트웨어 구독(SaaS) 서비스를 제공한다.

쓰리빌리언은 특히 해외에서 희귀유전질환 진단 검사 서비스를 확대하며 최근 매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2021년 6억원, 2022년 8억원, 2023년 2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희귀유전질환 등 진단 검사 서비스 국가는 60여개국, 해외 매출 비중은 70% 이상이다. 신규 고객 재구매율이 80%를 넘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쓰리빌리언은 국내외에서 희귀유전질환 진단 검사 등 사업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하며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2027년 흑자전환 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예상 매출액은 256억원, 영업이익은 63억원이다. 특히 해외에서 가장 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 보험 적용 서비스로 실적 성장의 기반을 닦겠단 전략이다.

다만 앞서 상장한 국내 의료 AI 기업 대부분이 아직 흑자 구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한 예로 2019년 의료 AI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처음으로 상장한 제이엘케이는 2021년 흑자전환을 약속했지만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쓰리빌리언이 제시한 최대 2000억원대 기업가치는 코스닥 상장 의료 AI 기업인 제이엘케이와 딥노이드의 현재 시가총액보다 높다.

결국 쓰리빌리언의 독자적인 AI 질환 진단 기술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성장 전략 등에 대한 공모시장의 평가가 IPO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모시장에서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모두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기업별 공모 흥행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도 고려할 만한 변수다.


쓰리빌리언은 기술성장기업 특례 절차를 통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내달 27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10월 11~14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는다. 희망공모가밴드는 4500~6500원,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144억~208억원이다.

쓰리빌리언 관계자는 "쓰리빌리언은 의료 AI 중에서도 유전질병 진단 검사에 특화된 기업으로, 글로벌 톱 수준의 AI 유전변이 해석 기술을 보유해 다수 글로벌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며 "환자 유전체 데이터 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보유 기업으로, 현재 7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향후 99%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시장에서 보험을 적용받기 위해 CLIA(미국실험실표준인증) 인증을 받았고, 상장 뒤인 2025년 미국 지사를 설립하며 현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 AI 유전질병 진단을 넘어 환자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제까지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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