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투수 우규민. /사진=KT 위즈 제공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 사령탑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우)규민이가 요즘 진짜 잘 던져요."
지난해 11월이었다. 우규민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실시한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다. 전 소속팀인 삼성은 우규민을 35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했고, KT의 선택을 받으며 그렇게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최근 10경기 연속 실점이 없는 '언터처블'이다. 8월 성적은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7. 7월에도 우규민은 8경기 중 단 1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7월 성적은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96. 우규민은 지난 27일 잠실 LG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28일에는 연장 10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29일 잠실 LG전. KT가 2-5로 뒤진 가운데, 7회말 LG의 공격. 마운드에 오른 건 또 우규민이었다. 3연투. 이 감독은 3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우)규민이가 3연투였는데, 물어보니까 바로 된다고 하고 나가더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우규민은 2사 후 박해민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구본혁의 3루 땅볼 때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홍창기를 초구에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8회초 팀이 대거 5득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 우규민은 승리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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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베테랑 박경수(왼쪽)와 우규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위즈 투수 우규민(오른쪽)과 내야수 김상수. /사진=KT 위즈 제공
KT 위즈 투수 우규민(왼쪽)과 포수 장성우. /사진=KT 위즈 제공
성동초-휘문중-휘문고를 졸업한 우규민은 2003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19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그러다 2017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새로운 행선지는 삼성이었다. 총액 6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삼성에서도 꾸준하게 불펜 투수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2023시즌에는 3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1의 성적을 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팀을 옮긴 뒤 평균자책점 2점대를 찍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우규민 영입 당시 나도현 KT 단장은 "일단 현장에서 가장 원했다. 경험이 매우 풍부하다. 구위보다는 이제 제구력을 바탕으로 승부하는 투수"라면서 "몸 상태도 좋다. 1이닝 정도는 충분히 잘 막아낼 수 있는 투수다. 특히 볼넷을 잘 주지 않는 유형이다. 우리 팀의 불펜이 주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기에, 후배들에게 조언이나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부분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우규민은 이런 구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부활하며 약속을 지켰다.
LG 시절 우규민.
삼성 시절 우규민.
KT 위즈 베테랑 투수 우규민. /사진=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