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릴 기회 5번 놓쳤다" 일 안 하고 경찰 다 쿨쿨…'순찰차 사망' 비극

머니투데이 박상혁 기자 2024.08.3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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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이 이날 열린 하동 진교파출소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었다./사진=뉴스1경남경찰청이 이날 열린 하동 진교파출소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었다./사진=뉴스1


하동 진교파출소 순찰차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경찰관들의 근무 태만 때문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경남경찰청은 경남청 출입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시 파출소 경찰관들이 기본 근무를 규정대로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방문한 당시에도 근무 태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적장애를 앓던 A씨는 지난 16일 오전 2시쯤 진교파출소에 주차된 순찰차에 들어갔다. 이후 36시간이 지난 17일 오후 2시쯤 순찰차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고체온증 등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당시 경남 하동엔 폭염주의보가 발동된 상태였다.



조사 결과 A씨는 순찰차에 들어가기 전 파출소 문을 수차례 흔들거나 두드린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파출소 안에는 △민원인을 응대하는 상황 근무자 2명 △출동 대기 업무를 맡은 대기 근무자 2명 등 4명이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모두 취침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출소 경찰관들은 순찰 근무도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순찰차는 A씨가 들어간 이후부터 발견될 때까지 36시간 동안 7차례 순찰을 나갔어야 했지만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근무교대 시 차량을 점검한 뒤 인계해야 한다는 규칙을 따랐다면 A씨를 발견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파출소 경찰관들이 근무와 순찰, 근무교대시 차량 점검만 제대로 했다면 중간에 A씨를 발견했을 기회가 최소 5번이었을 것으로 봤다.


지적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A씨는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해있다가 지난 7월 퇴원한 뒤 가족이 있는 하동으로 왔다.

그는 이번 사건에 앞서 3차례 실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차례는 자진 귀가했고, 나머지 1차례는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가족에 인계됐다.



A씨는 이번 사건 당시 주거지를 나온 뒤 4시간가량 배회하다 파출소를 찾았다. 귀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남경찰청은 사건 당시 진교파출소 근무자 13명과 하동경찰서 서장·범죄예방 과장·범죄예방 계장 등 총 13명을 인사 조처했다.

경찰은 관련자에 대한 징계 절차도 밟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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