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암이 상당히 진행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간혹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아랫배나 배의 불편감, 통증, 소화기 장애로 인한 증상이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다가 진단이 늦어진다. 난소암으로 진단받는 환자 대부분은 덩어리(종괴)가 만져지고 나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는데, 이미 진행한 경우가 많다. 황인환 교수는 "난소암이 발견되면 대부분 진행성 난소암이고, 표준 치료법으로 종양을 없애는 수술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표적치료제는 혈액을 통해 성장하는 암세포의 새로운 혈관 생성을 억제한다. 또 기존 암세포의 혈관을 퇴화시키고 암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면서 암을 치료한다. 대표적 표적치료제로 '베바시주맙'과 'PARP 억제제'가 흔히 사용된다. PARP 억제제는 브라카BRCA)라는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의 1차 치료 후 유지 요법의 표준 치료로 사용된다. 황 교수는 "난소암이 재발해 치료받은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환자마다 편차는 있지만 2~3년"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지난 5월 통계분석이 끝난 임상 2상의 전체 생존율(OS) 추적 결과, 오레고보맙 투여군은 121개월의 생존 기간을 기록해 기존 화학 치료제보다 59개월 더 길었다. 황 교수는 "환자 절반 이상은 오레고보맙 투약 후 10년 넘게 생존 중"이라며 "이런 결과는 글로벌 3상 임상 시험의 성공 가능성도 높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레고보맙은 현재 미국 FDA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아 난소암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 치료제와 병용해 16개국, 160여개 병원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식약처는 효과적인 치료 약제가 없는 전이성난소암 재발환자를 대상으로 오레고모밥과 플래티넘(platinum)을 병용 치료하는 방법으로(24명 대상)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했다. 더 이상의 치료법이 없는 난소암 재발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3개월을 넘지 못하는데, 건양대 의대 최종건 교수팀의 치료목적 임상에서 오레고보맙 투여 환자군 대부분이 1년 이상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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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어떤 의미일까. 황 교수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은 '치료할 수 있는 치료약제가 없는 난소암 재발 환자'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시기의 환자들은 CA-125가 높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항체반응이 많이 발생해 면역반응을 강하게 유발하는 게 가능할 수 있는데, 이는 오레고보맙의 작용기전과도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기존 화학치료는 탈모나 장기 손상 등 부작용이 심해, 환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게 단점이었다. 반면 오레고보맙은 면역항암제로서 부작용이 매우 적고 치료 후 환자들의 삶의 질(QOL)이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일반인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사실이 건양대 치료목적사용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에게서 확인됐다. 황 교수는 "오레고보맙은 난소암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다. 난소암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선택권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 생존율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하지만 아직 임상 3상 단계이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