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대왕고래, 석유개발 가능성 높다…지질학적 입증"

머니투데이 부산=박건희 기자 2024.08.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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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 에서 발표하는 정현영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 처장 /사진=박건희 기자'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 에서 발표하는 정현영 한국석유공사 국내사업개발처 처장 /사진=박건희 기자


정부가 내년 500억원을 들여 시행하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 지질학계는 동해에 실제 석유·가스가 가둬진 공극이 있다고 보고 "유망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의 '동해 울릉분지 탐사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선 김기범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동해 울릉분지는 가이나-수리남 분지, 이스라엘 라마르-레비아탄 분지처럼 세계적으로 석유 자원 부존 가능성을 인정받은 수동형 대륙주변부(passive continental margin)로, 두꺼운 퇴적층이 형성돼 있어 그 안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동형 대륙주변부는 대륙과 해양지각의 경계를 이루는 끝부분을 말한다. 김 교수는 "약 2300만년 전~3000만년 전 유라시아 대륙판이 움직이며 동해에 수동형 대륙주변부가 발달했고 이 과정에서 급격하게 퇴적층이 만들어졌다"며 "이게 울릉분지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퇴적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석유·가스를 생성하는 근원암의 성숙도가 높아졌고, 석유·가스가 저류층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생겼다는 것이다.

앞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 관련 자문을 맡은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Act-Geo) 고문은 지층에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기 위한 4가지 조건으로 △석유·가스를 생성하는 근원암 △석유·가스가 묻히는 저류층(모래층) △저류층을 덮어 석유·가스를 보존하는 역할을 하는 덮개암 △근원암, 저류층, 덮개암이 모인 구조(트랩)를 꼽은 바 있다.



김 교수는 "특히 울릉분지 북쪽보다는 남쪽이 개발 유망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쪽은 단층이 발달한 돌고래 구조 덕분에 근원암에서 생성된 석유·가스가 흘러들어올 수 있었지만, 북쪽은 단층이 발달하지 않아 자원 이동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다만 "석유가 이동하는 경로와 덮개암의 완전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발표에 나선 이현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자원연) 박사 역시 "물리탐사적 근거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시추공 탐사를 통해 울릉분지의 근원암, 저류층, 덮개암 등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도출됐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울릉분지 홍게-1공 사암층을 시추, 울릉분지가 어떤 퇴적 과정을 거쳐 형성됐는지 분석했고, 그 결과 석유·가스 생성의 핵심 조건을 상당 수준 만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해 "동해 울릉분지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판매 수익이 1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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