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딥페이크 포르노 비상사태"…외신들도 주목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8.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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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지인의 사진을 합성해 만든 딥페이크 범죄 행위가 국내에서 속출하는 가운데 외신들도 "한국이 딥페이크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며 주목했다.

[서울=뉴시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29 [서울=뉴시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29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최근 미성년자를 포함해 젊은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는 딥페이크 포르노가 범람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 성범죄를 철저히 조사하고 해결해 근절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22만명가량이 참여 중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의 80%가량은 여성으로 추산된다. BBC는 "주로 10대 학생들이 자신의 반 친구나 선생님 사진을 공유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그 사진을 성적으로 노골적인 딥페이크 이미지로 합성했다"며 "이번 사건은 최근 범죄 방치 혐의로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체포된 이후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언급했다.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해 징역형을 받은 조주빈은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아울러 한국 내 온라인 딥페이크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BBC는 "올 상반기 경찰에 접수된 딥페이크 성범죄는 297건으로 작년 전체(180건), 2021년(160건)을 크게 웃돈다"고 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이들 범죄의 3분의 2 이상을 10대 청소년이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번 사건을 전하며 "한국은 불법 촬영된 '몰카'를 근절하기 위한 오랜 투쟁에 이어 이제 딥페이크 영상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했다. AFP통신은 "한국의 딥페이크 사건이 대중의 분노를 촉발하는 주목할 만한 사건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몰카나 딥페이크 성범죄가 급증하는 배경으로 성별 격차를 언급했다. BBC는 "한국 상장 기업의 임원직 중 여성은 5.8%에 불과하며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3분의 1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어 세계 부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다"고 짚었다. 이어 "급성장하는 기술 산업에 만연한 성희롱 문화가 더해져 디지털 성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여성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초소형 카메라에 의해 촬영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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