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그래픽=이지혜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33,050원 ▲50 +0.15%)는 지난 28일 박 대표를 지방 지사에 있는 제조본부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박 대표가 같은 날 오후 5시쯤 한미그룹 인트라넷에 본인 명의로 먼저 인사를 냈는데,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새롭게 꾸리는 내용이었다. 경영관리본부 안에 인사팀, 법무팀, 인사그룹 등 조직 신설을 알리고 관련 임원을 승진, 위촉했다. 또 국내사업본부 영업기획팀원을 인사그룹으로 발령 냈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인사팀이 관할해 인사발령을 내왔다. 한미약품 자체 인사팀을 박 대표가 상의 없이 구성했다는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의 명의로 박 대표를 강등하는 인사를 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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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사장은 모녀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대표적인 모녀 측 인물이다. 올해 초 임주현 부회장이 승진될 때 함께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또 임주현 사장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도 동석했다. 당시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형제 임종윤 이사, 임종훈 대표가 제시했던 투자 계획에 대해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모녀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박 전 대표는 형제가 승리한 이후로도 불편한 동거를 함께 해왔다. 차남 임종훈 대표가 지난 5월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됐지만, 임종윤 이사가 아직 한미약품 이사회 진입하는 것에 그친 것도 박 전 대표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지난 6월 형제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 진입엔 성공했지만, 대표 선임을 위한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당초 임시 주총이 열리는 당일 이사회가 연이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 전 대표의 요청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형제가 올해 초 주총에서 표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6개월 넘게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대표로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초 주총에선 형제가 이겼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모녀와 신동국 회장이 다시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하는 등 여전히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