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미용기기 약진…코스닥 시총순위 장악한 바이오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8.2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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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미용기기 약진…코스닥 시총순위 장악한 바이오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연초부터 지속된 바이오 플랫폼과 미용의료기기분야의 가시적 성과에 연말 금리인하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 시총순위 10개사 가운데 6개사가 바이오 기업이다. 연초 4개사 대비 2개사 늘어난 수치다. 특히 그동안 바이오 기업 가치 상승을 견인했던 신약 개발성공 기대감이 아닌, 실제 가시적 성과가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알테오젠 (319,500원 ▲3,500 +1.11%)은 지난 27일 첫 코스닥 시총순위 1위에 오른 뒤 이틀째 선두 자리를 지켰다.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하는 제형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해마다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꾸준히 존재감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 2월 기존 계약 파트너인 MSD(머크)와의 기존 비독점 계약을 독점 계약으로 변경한 경쟁력이 주목받으며 기업가치가 급상승했다. 현재 알테오젠 시총은 16조9544억원으로 연초(1월2일) 4조7749억원 대비 3배 이상 커진 상태다.



삼천당제약 (131,800원 ▼600 -0.45%)(6위)과 리가켐바이오 (89,200원 ▲1,400 +1.59%)(7위) 역시 플랫폼 기술이 주목받았다. 비만 치료제 대세 계열인 GLP-1의 경구(먹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삼천당제약은 관련 임상 및 해외 독점판매 가계약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과 자체 후보물질로 누적 13건의 기술수출을 달성한 리가켐바이오는 앞선 수출 기술의 임상 성과가 가시화되며 기대감이 커졌다. 연초 1조원대였던 양사 시총은 현재 나란히 3조5000억원 안팎을 기록을 중이다.

미용의료기기 고공행진 역시 바이오 강세에 힘을 실었다. 휴젤(8위)은 지난 3월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를, 클래시스(9위)는 4월 고주파(RA) 미용장비 '볼뉴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휴젤은 지난달 미국향 물량 선적을 시작했고, 클래시스는 현지 3위 미용기기 유통업체 카르테사에스테틱을 통해 4분기 미국 판매에 돌입한다.


양사가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기반으로 매년 실적을 경신 중인 만큼,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진출 본격화에 따른 추가 기대감이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는 연초 2조원 안팎이었던 시총이 3조원을 훌쩍 넘은 최근에도 증권업계가 업종 내 최선호 기업으로 양사를 꼽는 배경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8월은 달러 약세로 수출 비중이 높은 메디컬 에스테틱 주가 약세가 우려됐으나, 호실적에 주가가 우상향했다"며 "클래시스와 휴젤은 하반기부터 미국 진출이 본격화 되기 때문에 신규 매출 기대감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고 분석했다.



신약 개발사 중에선 HLB (89,200원 ▲1,000 +1.13%)(4위)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항암신약 '리보세라닙'(병용요법)의 미국 허가가 불발되며 주춤했던 주가가 최근 재도전 기대감에 다시 고개를 든 상태다. 미국 병용허가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은 최근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9월 말까진 허가 서류 재접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HLB 관계자는 "앞서 FDA의 보완요구서한(CLR)이 리보세라닙 약물이 아닌 항서제약 제조품질관리(CMC) 문제였던 만큼, 항서 측이 일정을 확정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FDA가 서류 재접수 이후 이를 비교적 간소한 절차가 요구되는 '클래스1'으로 분류할 경우 2개월 내 허가 여부가 결정돼 결과를 연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68,200원 ▲700 +1.04%)(11위)은 상위 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연초 대비 시총이 감소(4조7453억원→2조8704억원)했다. 케미컬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국내 유통에 한정된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달 중순 주주반대 속 셀트리온과 합병 추진이 일단 무산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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