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1100명가량의 복귀 전공의와 근무 중인 전임의, 학교에 돌아간 의대생 등의 개인정보를 담은 '블랙리스트'가 재등장했다는 보도(일하는 의사는 '내부의 적'?…"그만두고 회개해라" 블랙리스트 또 등장)가 나온 뒤, 해당 명단에 이름이 오른 대학병원 전임의 A씨는 28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7월 초, 텔레그램에 복귀 전공의들의 실명을 공개한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이름의 채팅방이 개설됐다고 한다. 제목에 '감사한'이란 표현은 의료 현장의 의사와 학교로 돌아간 의대생을 비꼬는 표현이다. 당시 참가자가 4000명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공간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아카이브 사이트에 올라온 소위 '감사한 의사' 명단./사진=웹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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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는 가장 최근 올린 지난 24일 글에서 자신의 이메일 아이디를 공유하며 전공의 가을 턴(9월 추가모집) 지원자와 합격자 정보를 최우선순위로 제보해달라고 홍보했다. 현재 기존 '감사한 의사 명단'의 텔레그램 명단을 모두 포함해 1100여명에 달하는 복귀 전공의, 병원에서 일하는 전임의와 촉탁의, 학교로 돌아간 의대생, 파견 군의관과 공보의의 이름·진료과·출신학교 학번 등의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나아가 일부 의사는 "술집에서 사람 팬 집행유예"라거나 "후배 여자들 만져대다가 이미지 나락" "모 병원 OO와 2년 차 OOO 선생님 결혼 축하드린다"라는 '신상털기식' 정보 공유까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 전임의에게 "리스트에서 빠질 기회를 드립니다"라며 사직 후 이를 인증하는 사진과 글을 남기면 명단에서 제외해주겠다며 사실상 '협박'하기도 했다.
블랙리스트 작성자는 전공의와 전임의에게 자발적 사직 시 명단에서 제외해주겠다며 사실상 '협박'하기도 한다./사진=웹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