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확진 후 병원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일주일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2024.8.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회담 관련) 의제와 형식에 구애는 받지 않겠으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회담이 열리면 국민들의 기대가 클 것이란 점"이라며 "그 기대에 맞는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
회담을 앞두고 최근 의료대란 문제도 의제로 올리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대란은 한 대표 뿐 아니라 이 대표도 우려를 표하는 대표 민생 문제 중 하나다.
이 대표 측도 지난 26일 당내에 의료대란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민주당 의원)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8일 당무에 복귀해서도 "먹고사는 문제 뿐 아니라 지금 건강하게 사는 문제도 심각하다"며 "(정부가) 의사정원을 (연간) 2000명 늘린다고 하는데 그 근거가 대체 무엇인가. 이 숫자에 집착한다는 이상한 소문도 있지 않나. 그렇게 할게 아니라 합리적 계획을 세워서 5년에 만 명 증원이 아닌 10년으로 기간으로 늘릴 수도 있지 않나. 민주당은 박주민 위원장을 중심으로 현안을 파악하고 대책 수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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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당 대표가 의료대란 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민주당이 회담에 우려를 표한 것은 이같은 의견 교환이 그저 의견 교환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가) 의료대란 수습을 위한 대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거절당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입지를 좁혀왔다"며 "그럼 대표간 만나는 게 필요한가, 정말로 만나서 의미가 있을까, 의구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27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에 대해 "관련기관에서 검토를 해봤는데 정부로서는 좀 어렵다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제안이 정부로부터 사실상 거절당한 것으로 풀이됐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대전시당 이전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4.8.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조 수석대변인은 "한동훈 대표께서 말씀하신 제3자 추천 특검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도 대표 취임 후 한 달 만에 엎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저희 당에서는 이런 대표 회담을 해야 하는 것이냐는 회의감을 갖는 분도 많아졌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급하면 자기들(야당)이 (이미 낸) 법안을 철회하고 독소조항 빼고 대법원장 추천의 형태로 새로 발의하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날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대표를 향해 한 대표가 당대표 후보시절 제안했던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촉구한 시한이었다.
한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을 하자는 것도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라며 "원칙적으로 특검은 수사 진행 이후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최근에는 채상병 특검법 이야기를 아예 안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회담 날짜를 잡는 것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양당 대표가 만나 채상병 특검법 논의에 진척이 없다면 민주당 내 의원들 중 이번 회담을 받아들이지 못할 분들이 상당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3자 특검법을 주장했던 한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난 뒤 말을 바꿔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고 한다"며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대표다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제안한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에 일단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의 제안은) 현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며 "정부에서도 백안시(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행동 또는 눈빛)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 근본적 대책을 심도있게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