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8일(한국시간) "배지환이 트리플 A의 인디애나폴리스로 향하고 좌완 브래디 파이글이 지명 할당됐다. 그 자리에 우완 투수 자레드 존스와 카르멘 몰딘스키를 콜업했다"고 밝혔다.
지난 두 번은 모두 부상으로 인한 마이너리그행과 콜업이었으나, 이번에는 기량 부진 일 탓이 크다. 배지환은 올 시즌 29경기 타율 0.189(74타수 14안타), OPS 0.463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부상이 없는 마지막 콜업 후에도 최근 15경기 타율 0.195(41타수 8안타) 3볼넷 14삼진으로 부진하며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결국 피츠버그도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는 배지환의 마이너리그 강등에 앞서 키 201cm에 초특급 어깨로 괴물 유격수로 불리던 오닐 크루즈(26)를 중견수로 이동할 뜻을 밝혔다. 크루즈는 프로 데뷔 후 줄곧 유격수만 뛰었으나,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중견수 수비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피츠버그 배지환이 1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1회말 마차도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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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의 유격수 수비가 가장 문제였다. MLB.com은 "크루즈는 엘리트 수준의 어깨를 가지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피츠버그의 기대와 달랐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24개의 실책을 범했고, 수비 지표 OAA(Outs Above Average·리그 평균보다 얼마나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가를 집계한 지표)에서 평균(0)보다 낮은 -3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유격수로 뛰기엔 지나치게 큰 체격도 문제가 됐다. 실제로 크루즈는 지난해 발목 골절로 풀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피츠버그는 당분간 크루즈를 외야 수비 훈련을 시키면서 지명타자로 출전시킬 생각이다. 그가 중견수로 언제 나설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 소식은 배지환에게 치명타다. 배지환은 그동안 마땅한 주전 선수가 없는 중견수에 주로 나가면서 존재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피츠버그가 크루즈를 중견수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한 이상 배지환의 출전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마이너리그 강등 시점도 묘하다. 메이저리그 확장 로스터 시기인 9월이 다가온 가운데 배지환을 쓸 생각이었다면 굳이 그를 내릴 필요가 없었다. MLB.com은 "배지환의 마이너리그 이동은 피츠버그가 크루즈를 중견수로 기용할 것이라는 발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콕 집어 전하면서 "그 결정 이후 크루즈는 아직 외야수로 뛰지 않았지만, 피츠버그는 알리카 윌리엄스 같은 내야수를 추가하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