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조 팬덤 영화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최근 관객 가뭄에 시달리는 영화관은 '팬덤 영화'가 이끄는 모객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최애(가장 좋아하는 스타)'의 생생한 콘서트 현장에, 비하인드까지 담은 영화는 다시 봐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임영웅 등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가수들뿐 아니라 테일러 스위프트 등 해외 가수들의 콘서트 역시 같은 이유로 각광받고 있다. 트렌드가 된 '팬덤 영화' 시초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영국 밴드 핑크 플로이드 공연 실황 영상 포스터 /사진=유니버셜 픽쳐스
핑크 플로이드의 영화는 기존 영화와 콘서트 영상을 결합하는 첫 시도였다. 그러나 60분의 짧은 상영시간은 영화가 아니라는 인식 속 극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상영이 취소되는 등 잡음이 있었다. 이들은 추가 촬영본을 덧입혀 상영시간을 80분으로 조정해 이듬해 다시 개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974년 4월 미국에서도 개봉해 같은 해 10월까지 200만달러(한화 약 26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왼쪽) 그룹 젝스키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세븐틴', (오른쪽) 그룹 H.O.T.가 주연을 맡은 영화 '평화의 시대' /사진=각 포스터
'세븐틴'은 5만명대, '평화의 시대'는 2만명대 관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평화의 시대'는 3D로 제작해 무려 75억원을 들인 대작이었지만 장르를 알 수 없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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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가수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기보다 콘서트 실황이나 음반 제작 비하인드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편집해 영화로 만들기 시작했다. 서태지는 기존 DVD 제작만 해오던 콘서트 실황과 음반 제작기를 담은 영상을 2002년부터 극장에서 개봉하기 시작했다.
팬덤 영화, 얼마 벌어들일까?
글로벌 콘서트 실황 영화 역대 흥행작 순위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리허설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은 2억6118만달러(약 3479억원), 국민 남동생 타이틀로 미국을 강타한 저스틴 비버의 '네버 세이 네버'가 9903만달러(약 1319억원)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4050 강타한 트로트 콘서트…극장가의 '매출 효자'
(왼쪽) 가수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오른쪽)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사진=각 포스터
실제 KOFIC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콘서트는 가수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2023)이다.
2022년 12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임영웅의 전국 투어 앙코르 공연 현장을 담은 영화는 관객 수 25만여명을 동원하며 60억5971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2위는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2019)이다.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답게 34만여명을 모객했다. 관람객 숫자로는 국내 팬덤 영화 중 최대다. 매출은 32억968만원을 기록했다.
매출 31억원을 기록한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 미팅 무비'(2020)가 3위, 각각 20.5억원과 20.3억원을 기록한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와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가 4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김호중의 인생은 뷰티풀: 비타돌체'(2022),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 투 시네마'(2024), '미스터트롯: 더 무비'(2020), '바람 따라 만나리: 김호중의 계절'(2023), '2022 영탁 단독 콘서트 -탁쇼'(2023)가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