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로이터=뉴스1
너무 오랫동안 서유럽 사람들은 유럽 대륙에서 전쟁은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믿었다. 오늘날에도 일부 유럽 정치인들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있는 파괴적 세력이 결코 자국 영토까지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억제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전쟁을 치르는 것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은 거의 5조 달러에 달하며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인명 피해와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그러나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것은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해야 할 일의 일부에 불과하다. 우리는 더 효과적으로 지출해야 하는데, 이는 더 나은 협력과 조정을 의미한다.
둘째, 군 병력과 장비의 기동성을 개선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수송과 병참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셋째, 유럽은 회원국들이 긴밀히 협력해 방위산업 능력을 높이고 투자를 결합하며 군대의 작전 준비 태세를 제고할 수 있는 수단인 EU '영구구조협력'(PESCO)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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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럽이 국방력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세 가지 예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나토에 대한 우리의 헌신과 유럽 안보 체제에서 나토의 고유한 역할을 훼손해서는 안된다. 일부 EU 지도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옹호하는 대신 EU-나토 간 "전략적 조화"를 추진하는 것이 낫다.
미국의 정치적 흐름이 바뀌면 미국-유럽 관계가 심각하게 긴장될 수 있다는 널리 퍼진 두려움은 이해할 만하다. 영향력 있는 미국 정치인과 논평가들은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미국이라는 글로벌 초강대국이 유럽과 동아시아에 모두 관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미국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이 말한 것처럼 진정으로 중국을 "가장 큰 지정학 및 정보경쟁의 라이벌"이자 "가장 중요한 장기 과제"라고 믿는다면, 미국이 가지고 있는 동맹 네트워크는 줄여야 할 부담이 아니라 중국이 가지고 있지 않아 이제야 모으려고 하는 종류의 자산으로 간주돼야 한다.
중국이 기존 세계질서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온 나라들을 오랫동안 공격해온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대를 추진해온 막후세력이라는 것은 수많은 증거들이 보여준다. 중국이 러시아와 맺은 "무한" 파트너십은 중국이 꾸리고 있는 방대한 네트워크의 한 축이다. 우리는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이중용도 상품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중국이 이제 러시아 가스의 필수 고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란산 드론이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으며, 북한산 포탄과 탄도 미사일의 지원도 목격하고 있다. 아프리카, 남미 등 소위 글로벌사우스라고 불리는 여러 지역에서는 중국, 이란, 러시아의 국가 후원 미디어가 현지 정권의 도움을 받아 자유롭게 선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가 경제적, 군사적으로, 그리고 인류의 마음과 정신을 놓고 경쟁하는 두 블록 간의 글로벌 경쟁에 직면한 상황에서 아무리 강력한 초강대국이라도 동맹이 필요하다.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여전히 미국의 확실한 동맹이다. 유럽은 안보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곧 파열될 것이기 때문은 아니다. 유럽은 세계 민주주의 블록이 그 영향력과 삶의 방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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