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美 자회사 '참치캔 담합' 3000억 부담..."불확실성 해소"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8.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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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자회사 미국 스타키스트, '담합 소송' 종지부/그래픽=김현정동원산업 자회사 미국 스타키스트, '담합 소송' 종지부/그래픽=김현정


동원산업 (30,850원 ▲100 +0.33%)의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StarKist) 가격 담합 관련 법적 분쟁이 9년 만에 마무리됐다. 총 4000억원에 달하는 벌금과 합의금은 부담이나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키스트는 13일(현지시간) 미국 개별소비자집단과 직거래 소상공인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피해 보상 소송에 따라 2억1900만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스타키스트는 현지 시장 점유율이 45% 달하는 미국 내 대표적인 참치 통조림 제조 회사다. 동원산업이 2008년 6월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보유 지분은 100%다.



스타키스트는 2015년부터 가격 담합 혐의로 몸살을 앓아왔다. 미국 내 다른 참치 통조림 제조사 범블비푸드(Bumble Bee Foods)·치킨 오브 더 씨 인터내셔널(Checken of the Sea International) 등과 가격 담합 혐의로 미 법무부 조사를 받았고, 혐의가 인정되면서 벌금에 이어 합의금까지 내게 됐다. 벌금과 합의금만 3억 달러(4000억원)가 넘고, 변호사 선임비 등 막대한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모회사인 동원산업 실적도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원산업은 스타키스트의 일시적인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송을 진행한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지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 합의금은 2027년 6월까지 분할해 지급하면 된다. 구체적인 변제 계획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동원산업은 스타키스트의 현금보유량 등 자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에 따르면 스타키스트는 현금 등 가용유동 자금으로 2억1300만 달러를 보유 중이다. 특히 스타키스트는 매년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실적을 기록하는 '알짜기업'으로 합의금 상환에 따른 경영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스타키스트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5400만 달러(73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마련해 뒀다. 추가로 현금 5200만 달러(707억원), 유동화 가능 상장주식도 1억6100만 달러(2200억원) 를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 동원산업의 자금력도 탄탄하다. 동원산업의 현금 보유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5800억원 정도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스타키스트는)단기간에 재무 안정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이 스타키스트에 대한 법정 소송 이슈에서 벗어나면서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동원그룹은 최근 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HMM(옛 현대상선) 등의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동원그룹은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고 본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북미 시장의 성장을 추진하며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 현지 소비자들과 상호 신뢰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차원에서 완벽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이 기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연간 1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조업 영향,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같은 대외적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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