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공 자금만 4조, 中은 美의 3배…불붙은 '퀀텀' 투자 이는 많은 전문가들을 걱정하게 한다. 이들은 성숙한 양자 컴퓨터가 오늘날의 고전 암호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 주장한다. 또 전세계 디지털 인프라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에게는 위안이, 다른 일부에게는 더 큰 걱정거리가 되는 것은 해커들이 그러한 기술을 개발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술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들처럼, 국가 기관과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들만 이를 완전히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양자 컴퓨팅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도 다행스러운 지점이다. 양자 기술로 비(非)양자 암호를 해독할 수는 있지만, 양자 기술로 양자 암호를 해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 양자 컴퓨팅의 수수께끼를 먼저 푼다면 매우 큰 선발자로서의 이점을 얻을 것이다. 이는 보안, 군사, 경제적인 측면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18억 달러와 12억 달러를 투자했다. 유럽연합(EU)은 기초 연구와 스타트업을 모두 지원하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유럽양자통신인프라(EuroQCI)와 유럽양자 협정(European Quantum Pact)이 그것이다. EuroQCI는 양자 기반 시스템을 기존 통신 인프라에 통합해 EU의 27개국을 준비시키는 프로젝트로, 처음에 언급했던 것처럼 현재 우리가 아는 전통적인 암호학의 종말을 대비한다. 이 시스템은 유럽의 정부 기관, 병원, 에너지 그리드를 포함한 주요 광섬유 및 위성 연결에 양자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추가 보안 계층을 제공한다. 이는 EU의 가장 전략적인 통신 고속도로에 대한 대규모 양자 보안 강화 프로젝트다.
아울러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덴마크 코펜하겐에 최초의 양자 컴퓨팅 기술 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코펜하겐은 양자 이론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닐스 보어가 태어난 곳으로, 양자 물리학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온 나라다.
러시아에는 몇몇 뛰어난 이론 물리학자들이 있음에도 양자 기술 분야에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양자 기술 우위를 위한 경쟁에 크게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러시아의 응용 물리학은 전통적으로 핵물리학에 집중돼 있다. 이 분야 R&D 수준과 기업들의 경쟁력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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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이 암호 해독에 미치는 영향은 그 기본 원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양자 컴퓨팅 분야는 기존 컴퓨팅과 마찬가지로 기계를 만드는 시도가 아니라 종이에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데서 시작됐다. 이 분야의 모든 사람들은 처음부터 양자 컴퓨팅의 두 가지 핵심 알고리즘이 암호를 해독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994년 MIT에서 미국 수학자 피터 쇼어가 개발한 쇼어 알고리즘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알고리즘의 목적은 큰 정수의 인수들을 찾는 것이다. 현재 많은 암호 시스템, 특히 RSA((Rivest-Shamir-Adleman)는 큰 정수를 인수분해하는 데 기반한다. 이는 전통적인 컴퓨팅 능력으로는 사실상 풀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언젠가 충분한 수의 큐비트와 낮은 오류율을 가진 양자 컴퓨터가 발명된다면, 이 보안 방식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해독된 에니그마 기계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논문수 25위…산업계 참여도 아직 일부 현대 인터넷을 완전히 재편할 이 획기적인 혁신은 얼마나 남았을까? 정확히 얼마나 걸릴지는 알기 어렵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류가 없는 수십만 개 또는 수백만 개의 큐비트를 가진 양자 컴퓨터가 필요하다. 2024년 현재, 가장 큰 양자 컴퓨터들은 1000 큐비트 임계값을 초과했지만, 오류가 없는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IBM은 수년간 매년 큐비트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분야의 선두주자다.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IBM은 2031년에 10만, 2034년에는 100만 큐비트에 도달할 것이다. 큐비트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과정에는 오류가 발생하며, 당분간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단순한 지수 성장 계산에 따르면 양자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울 수 있다.
양자 컴퓨팅의 미래를 더 생생하게 느끼는 방법 중 하나는 클라우드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다. IBM은 최첨단 양자 컴퓨터를 극저온으로 냉각해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과 교육 자료도 함께 제공한다. 따라서 관심 있는 대학과 기업들은 자체 양자 컴퓨팅 환경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할 필요가 없이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은 한국의 양자 기술 현황이 궁금할 것이다. 한국은 이 분야의 발전과 상용화에 기여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지만, 실제 잠재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성창모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에 관한 논문이 현재까지 영국에서 4979편이 나온 것과 비교해 한국은 307편으로 25위에 불과하다. 성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일부 주요 국가들보다 이 분야에 늦게 진입했다. LG와 삼성 같은 대기업의 R&D참여 외에 초기 양자 컴퓨팅 산업 참여도 제한적이다.
부산은 IBM 양자 컴퓨팅 네트워크의 일환으로 양자 컴퓨팅 R&D 허브의 본거지가 됐다. 부산에는 새로운 유형의 양자 컴퓨터가 구축돼 2028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학계와 산업계가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한국의 연구자들은 실온에서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 양자 컴퓨터를 섭씨 영하 270도의 온도에서 유지하는 것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할 때 매우 불편할 뿐만 아니라, 특히 규모가 커질수록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결론적으로, 양자 컴퓨팅은 매년 실용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로 인한 기회와 위험은 매우 크다. 문제는 이 혁신적 기술이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킬 것인지 여부가 아니라, 변화의 시기가 언제 오는 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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