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전문가들이 말하는 묘안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4.08.0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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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1인천소방본부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기차 화재 절반가량은 '주차와 충전 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충전을 100%가 아닌 85% 이하로 낮추면 전기차 화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139건으로, 이 중 48%(67건)는 주차 중(36건)이거나 충전 중(26건), 정차 중(5건)에 발생했다.



운행 중(68건) 발생한 화재가 단일 유형으로 가장 많기는 하지만, 차량을 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화재도 이에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도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발생했다. 해당 차주는 "지난달 29일 주차하고 차량을 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화재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지하 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겨 있다. 3일간 차량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별다른 외부 요인 없이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정확한 원인은 조사해봐야겠지만, 주차 및 충전 중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결함이나 과충전 등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는 보통 차량 하부에 배터리 팩이 있다. 이 배터리 팩에는 수백~수천 개의 리튬 배터리 셀이 들어있는데, 주로 배터리셀 내부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의 분리막 손상, 과열, 외부 충격 등으로 화재가 발생한다.


특히 리튬 배터리 화재는 하나의 셀에서 불이 나면 도미노처럼 계속 다른 셀로 불이 옮겨붙는 이른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일반 차량보다 진화가 어렵고 재발화 및 폭발 위험이 높다. 순간 최고 온도도 1900도까지 올라간다.

이러한 배터리 화재의 경우 일반 분말 소화기로 진압이 되지 않는 데다 현재 진화할 수 있는 소화 약제도 전 세계적으로 없어 열폭주를 막기 위해 주변 온도를 최대한 낮춰주는 '냉각소화' 등이 최선인 상황이다.



이에 아파트 등 공동 주택에서 전기차 주차 및 충전 중 화재 발생 시 대응·대피 요령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간한 '공동주택 전기차 화재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우선 화재 발생 시 최초 발견자는 즉시 119와 관리사무소에 신고하고, 일단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사무소는 곧바로 안내 방송을 실시하고, 입주민들이 피난 통로를 통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충전을 100%가 아닌 85%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조언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여유분이 있으면 과충전이 안 되고 전기차 화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현재 전국에 설치된 30만대 완속 충전기에 과충전 방지 기능 설치를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정부는 잇단 전기차 화재에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범부처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는 12일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고, 이르면 9월 초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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