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인천소방본부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량 화재와 관련 관계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2024.8.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6일 강원 원주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만난 우승우 화재·방화연구실장은 전기차 화재 감정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우 실장은 전기차 화재 감정뿐 아니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경기 이천 물류 창고 화재, 경기 아리셀 공장 화재 등 사건의 감정을 담당했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던 큰 사고였다. 화재는 8시간20분만에 완전히 진압됐다. 차량에서 발생한 불이 순식간에 다른 차량으로 퍼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시민 불안도 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해 증강 현실(AR)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제 화재가 현장을 증강현실로 복원해 화재 현장이 수습되고 나서도 지속해서 화재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울산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현장을 증강 현실로 복원한 모습./영상=최지은 기자
원주시에 있는 국과수 본원과 6개 지역에 있는 분원에서 화재 감정이 진행된다. 서울 분원에서는 대략 연간 900건의 화재 감정을 진행한다. 본원과 제주 분원을 제외한 나머지 5개 분원은 400여건 정도가 접수된다. 사건마다 다르지만 화재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2~3주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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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실장은 화재 감식이 어려운 이유로 '많은 변수'를 꼽았다. 창문 개방 여부, 가연물 존재 여부 등에 따라 화재 규모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당시 상황을 똑같이 재연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배터리의 경우 순식간에 1000도까지 열이 치솟는 열폭주 현상으로 쉽게 타버려 흔적이 거의 남지 않는다. 배터리 문제라고 해도 배터리 셀에 문제가 있었는지, 배터리 팩을 모듈화할 때 이상이 생겼는지 등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수집한 연소된 리튬배터리와 이를 엑스레이(X-ray)에 투사한 모습./사진=국립과학수사연구원
우 실장은 전기차가 내연 기관차에 비해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전기차 자체가 위험하다고 단정하는 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연 기관 차량이라고 외부 충격에 강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한국 안전 규격을 통과해 시중에 유통된 제품이기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과수가 화재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관련 기술 개선과 진보에 일조한다고 본다"며 "개선점을 보완해 국민들이 더 안전하고 발전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국과수 관계자들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6일 강원 원주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만난 우승우 화재·방화연구실장./사진=최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