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2시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 인도에서 행진을 하는 젊은 공무원들/사진=오석진 기자
"일한만큼 정당한 임금을 달라는 것뿐 입니다." - 전국공무원노조 거제시지부장 유모씨
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에 청년 공무원 150여명이 모였다. 서울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로 오후 2시 기준 체감온도가 섭씨 31.9도에 달했다.
김영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 청년위원장은 이날 "공무원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철밥통이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어 "그 철밥통에 밥이 없어 철밥통을 깨부수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전국공무원노조
전국공무원노조 거제시지부장 유모씨는 "몇 년 전부터 공무원 임금이 낮다고 하면 '누가 칼 들고 공무원 하라고 협박한 거 아니니 이직해라'라는 말이 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한만큼 정당한 임금을 달라는 것"이라며 "노동의 대가를 존중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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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지역 행정직 공무원 김모씨(32)는 이날 아침 8시에 버스를 타고 동료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 김씨는 "군인 월급은 많이 오르는데 우리 월급은 거의 그대로다"라며 "4년째 공무원을 하면서 직급도 올라갔지만, 실질적으로 받는 월급은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젊은 공무원들은 행진이 끝나고 항의의 표시로 공무원을 상징하는 이른바 '철밥통'을 바닥에 놓은 채 발로 밟아 찌그러트렸다. 이날 집회는 철밥통이라고 쓰인 블록을 김 위원장이 큰 망치를 들고 때려 부수는 행위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김씨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A씨(28)는 "매일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공무원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라는 대화를 나눈다"며 "실제로 내 주변에는 4명이 그만뒀다. 한 분은 잦은 민원에 시달린 탓에 우울증까지 와서 질병 휴직을 내신 분도 계신다"고 밝혔다.
2030 청년 공무원들이 '철밥통'이라고 쓰인 양은냄비를 발로 밟아 찌그리는 모습/영상=오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