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뚜레쥬르 얼마나 더 생길까…달라진 빵집 규제 보니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8.0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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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빵집 규제' 주요 내용/그래픽=김지영'대기업 빵집 규제' 주요 내용/그래픽=김지영


정부가 동네 빵집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대기업 빵집 규제의 빗장을 일부 풀며 연장하기로 했다. 업계는 변경된 이번 협약이 규제를 완화하는 출발이라는 점에선 고무적이라면서도 프랜차이즈 제과점 수는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의 골목 상권 진출을 제한하는 제과점업 상생협약을 2029년 8월6일까지 연장한다. 기존 협약은 8월7일 만료된다. 협약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신세계푸드, 이랜드이츠, 사단법인 대한제과협회에 이어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빵연구소가 새로 참여한다.



협약은 연장되지만 제과점의 출점 제한 항목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매년 전년도 말 점포 수의 5% 이내 범위에서 새로 매장을 열 수 있다. 기존에는 2%까지만 출점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 신규 출점 시 중소빵집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거리 제한은 수도권 종전 500m에서 400m로 바뀌었다. 그 외 지역은 500m를 지켜야 한다.



규제가 처음 도입된 2013년과 달라진 시장 상황에 따라 규제 완화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대형마트, 일반 커피전문점,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에서 제과점 수준의 제품을 판매하고 품질이 개선된 양산빵 시장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빵집이 아니더라도 규모가 큰 베이커리가 속속 생기는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규제에 숨통을 틔워준 것이 협약 참여 대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계산해 보면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매장 수 3428개의 5%인 171개가량을 새로 낼 수 있는 셈이다. 뚜레쥬르는 1321개의 5%인 66개를 추가 출점할 수 있다.

규제가 완화하면서 열 수 있는 매장 수는 늘어났지만 이는 산술적인 수치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각 브랜드의 입점 현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더 들어갈 수 있는 상권이 많지 않아서다. 과거에 출점 제한을 2%로 뒀을 때도 추가 출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협상 과정에서 출점 제한을 300m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랜차이즈사 관계자는 "신도시처럼 새로운 상권이 생기지 않는 이상 수도권이든 지역이든 신규 매장을 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규제가 일부 풀렸지만 매장을 큰 폭으로 늘릴 순 없어 국내에선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한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종전 협약에 참여했던 롯데웰푸드(당시 롯데제과),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대우산업개발, 하나호텔앤리조트, 홈플러스 홀딩스는 로드샵을 운영하지 않아 이번 협약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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