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요 있긴 한데"…중국서 탄산리튬 2년새 87% 급락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8.0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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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탄산리튬 가격이 불과 2년 만에 87% 폭락하며 ㎏당 80위안 밑으로 하락했다. 리튬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 급락으로 올해 리튬 생산업체가 대거 적자전환했으며 업계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튬광석/사진=블룸버그리튬광석/사진=블룸버그


5일 중국 경제지인 증권일보는 중국 철강정보업체 마이스틸닷컴을 인용해 2일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이 ㎏당 80위안선을 깨뜨리고 79.5위안(약 1만5100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들어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1분기 등락을 거듭한 후 4월 110위안선까지 반등했으나 5월 중순부터 다시 하락 전환했으며 8월 들어 80위안도 무너졌다.



2022년 11월 한때 600위안까지 급등했던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이 불과 2년 만에 87% 폭락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것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순도 99.5%의 배터리용 탄산리튬보다 다소 싼 순도 99.2%의 산업용 탄산리튬(lithium carbonate 99.2%min)은 2일 kg당 75.5위안까지 하락했다.



중국 탄산리튬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중국 탄산리튬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리튬시장조사업체 쩐리의 수석 연구원 모커는 "최근 수급 상황을 보면 시장의 수요와 공급 측면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요 측면에서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수요가 증가하는 등 전방산업의 리튬 배터리 수요가 줄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494만대를 기록했으며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35.2%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에너지저장장치 출하량도 116GWh(기가와트시)로 작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업체의 생산계획에 따르면 8월 배터리용 탄산리튬 수요가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관망 분위기가 농후하다고 전했다.


한편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상반기 대부분의 리튬생산업체 실적이 급감하거나 심지어 적자전환했다. 한 상장 리튬생산업체는 반기 실적 전망에서 "리튬산업의 경기 사이클 하락으로 리튬 및 리튬 배터리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출하량 증가에도 영업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7월 세계 최대 리튬생산업체 간펑리튬은 실적 예고를 통해 상반기 순손실이 최대 12억5000만위안(약 238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58억5000만위안(약 1조1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리튬 가격 급등시기에 폭리를 누려왔던 리튬 생산업계가 1위 업체도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신문은 리튬 가격 하락에 따라 소규모 업체의 퇴출 등 리튬 생산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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