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백사장에 누워 수영복女 '찰칵'…여름에 뜨는 그들에게 딱 걸렸다

머니투데이 오석진 기자, 이강준 기자 2024.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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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광안리 여름경찰서/사진제공=광안리 여름경찰서


# 부산 광안리 '여름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기동순찰대 6팀은 한 남성이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 주위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상히 여겨 검문을 시작했다. 인근 관광객들은 "저 남자가 아까부터 계속 무언가를 찍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곧바로 남성의 핸드폰을 확인했고 사진첩에는 동의 없이 찍힌 불법 촬영물들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현행범 체포했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던 70대 남성이 '여름경찰서' 경찰들에게 붙잡혔다. '여름경찰서'는 여름철 피서지가 위치한 지역의 치안 유지를 위해 특정 기간 운영되는 경찰서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40분쯤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에 누워 여성들을 핸드폰 카메라로 수차례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부산에는 해수욕장 등 피서지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여름철에 치안수요가 증가한다"라고 밝혔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지역에서 6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성폭력범죄는 656건으로 같은해 3월부터 5월까지 발생한 610건보다 약 7.5% 많았다. 특히 강간·강제추행 범죄는 15.2% 증가했고 카메라등이용촬영 범죄는 8.7% 증가했다.

/사진제공=부산경찰청/사진제공=부산경찰청

'여름'에만 운영되는 경찰서…여름경찰서, 피서철 치안 지킨다
경찰은 주요 피서지를 중심으로 '여름경찰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여름경찰서는 피서지 순찰과 더불어 휴가지에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절도 범죄 예방 △성추행 예방 △불법촬영 범죄 예방 △아동·치매노인 실종 △분실물·유실물 관리 등이다.

여름경찰서는 해수욕장 개장과 발맞춰 시작해 8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해운대 여름경찰서의 경우, 해운대 해수욕장이 지난 6월1일 부분 개장했을 때 '해변 파출소'로 운영되다 지난 7월1일 해운대 해수욕장이 전면 개장함에 따라 '여름 경찰서'로 격상해 오는 31일까지 운영된다.



여름경찰서·파출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인근 지역 경찰·기동대·기동순찰대 경찰로 구성된다. 기동순찰대는 지난 2월 첫 발족했는데 여름경찰서 지원 업무에 투입됐다.

특수근무복에 선글라스…해변을 지키는 사람들

올해 전국 여름경찰서 및 여름파출소는 전국 7개 시도 경찰청에 총 31개소가 설치됐다. △경북 8곳 △부산 7곳 △충남 6곳 △강원 5곳 △울산 2곳 △전남 2곳 △인천 1곳이다.

치안수요나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에 여름경찰서가 설치되고 그 외에는 여름파출소가 생긴다. 이 중 올해 여름경찰서는 4곳으로 각각 △부산 해운대 △광안리 △강원 경포 △충남 대천에 있다.



이들은 해변의 백사장을 걸어서 순찰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 근무복도 입는다. 기동성과 통기성을 위해 반팔·반바지 근무복이 지급되고 챙이 달린 모자와 선글라스도 지급된다. 광안리 여름경찰서에 파견된 한 기동순찰대 팀장은 "기존 근무복보다 땀 흡수도 잘 되고 움직이기 편하기 때문에 뜨거운 햇볕 아래 바닷가를 도보 순찰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부산의 한 여름경찰서 관계자는 "좋은 기분으로 더위를 피해 놀러오신 분들이 많다 보니, 관광지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치안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즐거운 기분으로 놀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마시고 근처의 여름경찰서를 찾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해운대 여름경찰서/사진제공=해운대 여름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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