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가격의 2.5%에 팔린 맨해튼 유리건물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8.0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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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투데이] 뉴욕 상업용 부동산의 위기…팬데믹 이후 원격 및 재택근무 늘어나면서 사무실 임차수요 줄어 입주자 못구하고 부동산 대출 원리금 상환하지 못한 건물들 헐값에 속속 팔려, 부자들에겐 '줍줍' 기회

편집자주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뉴욕 AFP=뉴스1) 윤석민 대기자 = 뉴욕 이스트리버의 백조들도 집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브루클린 보로 너머 맨해튼의 스카이라인도 낙조속에 어둠에 빠져들고 있다.  2024.05.0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AFP=뉴스1) 윤석민 대기자(뉴욕 AFP=뉴스1) 윤석민 대기자 = 뉴욕 이스트리버의 백조들도 집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브루클린 보로 너머 맨해튼의 스카이라인도 낙조속에 어둠에 빠져들고 있다. 2024.05.0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욕 AFP=뉴스1) 윤석민 대기자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본사 건물로 쓰였던 뉴욕 맨해튼 23층 짜리 대형 유리건물이 18년 만에 이전 가격보다 97.5% 할인돼 팔렸다. 맨해튼 상업용 건물들 일부가 팬데믹 이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부동산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실패해 헐값에 매매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맨해튼 미드타운 웨스트 50번가 135번지 유리건물은 지난 2006년 3억 3200만 달러(약 4500억원) 매매됐지만, 최근 이 부동산은 850만 달러(약 116억원)에 다시 경매로 새 주인을 찾았다.



NYT는 최근 몇 년 동안 맨해튼의 대형 사무실 빌딩 일부가 엄청난 할인율로 매각되었는데 , 일부는 이전 소유주가 지불했던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매각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2006년 이전까지 해당 건물을 소유하던 개발업체의 데이비드 스터너는 "상당히 충격적인 가격"이라며 "최근 매각 가격은 맨해튼 상업용 부동산들의 새로운 현실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입주 회사들이 원격 재택 근무를 점점 더 늘려가면서 직원들이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지 않아 사무실 공간 수요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물주들은 더 이상 맨해튼 부동산을 안전한 투자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1963년에 지어진 해당 건물은 약 반 블록에 걸쳐 있으며 뉴욕 텔레폰 컴퍼니(현 버라이존)와 보석 소매업체 잘레스(Zales) 같은 주요 회사가 입주해 있었다.

이 건물의 오랜 소유주인 UBS리얼티인베스터스가 운영하는 투자 펀드는 이전에 5,000만 달러 이하에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거래는 무산됐다. 이들은 부동산 경매 사이트인 텐엑스(Ten-X)에서 이틀간 공개 온라인 경매에 나섰고, 이 부동산은 교외 상가, 모텔, 아파트 건물과 함께 매물로 나왔다.

건물의 경매는 이번 주 초에 시작 입찰가 750만 달러로 개시됐다. 그러나 수요일 마감을 몇 초 남기고 단 한 건의 입찰자가 850만 달러를 썼다. 판매자의 최소 가격을 나타내는 예비 가격 미달이라고 쓰인 회색 상자가 녹색으로 바뀌어 가격 충족으로 바뀌면서 거래가 낙찰로 평가됐다. 경매는 마침내 판매자가 지불한 금액의 약 2.5%에 해당하는 판매 가격으로 끝났다. 문제는 이 경매는 토지가 아닌 건물 자체에 대한 것이라는데 있다. 토지는 공개 거래되는 부동산 회사가 소유하고 있으며, 월 임대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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