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사진=뉴스1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가 사무총장을 통해 당직자 일괄 사퇴를 요구한 지 하루 만이자 이날 오후 한 대표가 "인선은 당대표의 권한이다.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달라는 지난 전당대회의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사퇴를 압박한 직후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표와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당직 개편과 관련해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으로, 인선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불식시키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8.1/사진=뉴스1
여권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엔 정 정책위의장을 유임시켜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들라는 의중이 포함된 것"이라며 "정 비서실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한 대표가 거부하면서 잠복돼 있던 윤한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평가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8.1/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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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가 한동훈 지도부를 제거할 것이라는 '김옥균 프로젝트'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한 대표로서는 이준석 전 대표처럼 축출되지 않기 위한 과반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반면 윤 대통령은 최고위원 한 명을 추가로 확보해 한 대표를 견제할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1차 윤한 갈등 이후 서로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미래 권력인 한 대표로선 자신의 정치를 해나가기 위해 윤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연적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양측 간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새 지도부가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당정갈등이 비화된 데 대해 비판이 나온다. 전당대회에서 '63% 득표율'로 드러난 변화에 대한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단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새 인물이 당대표가 됐으면 잘 순항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민주당의 입법폭주와 싸워야 하는데 엉뚱한 데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르면 2일 신임 정책위의장 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TK 4선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수도권 3선인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 송석준(경기 이천) 의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