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내 이슬람 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30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과 회담하는 모습. 하니예는 회담 직후 이란 수도 테헤란 숙소에서 이스라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로이터=뉴스1
이란 국영 IRNA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테헤란 대학에서 하니예의 장례식을 진행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참석해 하니예의 시신 앞에서 장례 기도를 낭송한다.
하니예의 장례식 후 테헤란 대학에서 테헤란 서부 아자디 광장까지 애도 행진이 있을 예정이다. 올해 초 솔레이마니 추모식에서 테러가 발생, 100명 넘게 사망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이란은 보안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 추모식 테러는 이슬람 수니파를 따르는 중앙아시아 국가 타지키스탄 국적자가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적대관계인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테러가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비겁한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니예 피살 직후 소집된 유엔(UN·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란은 미국을 향해 "미국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미국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중동 전체가 전쟁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노 미츠코 일본 부대사는 "(중동) 지역이 전면전 위기에 처했다"고 했고, 푸콩 중국 대사는 "가자지구 불부터 꺼트려야 한다"면서 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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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부대사는 "하니예 사건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관여한 바 없다"며 이란 군사행동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엑스 게시글을 통해 "이란과 이란을 추종하는 테러 세력에 맞서 이스라엘 안보와 자위권을 철통같이 지원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로 분열했던 팔레스타인에서는 하니예 피살 이후 결집하자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 점령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취지의 시위가 잇따라 개최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암살하는 것에 이골이 났다면서 힘을 모아 이스라엘로부터 팔레스타인을 해방해야 한다고 외쳤다.
한편 하니예는 테헤란에서 열린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퇴역군인 숙소에서 머무르던 지난 31일 새벽 이스라엘 유도탄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하니예는 가자 지구 휴전 협상을 맡았던 인물로, 하마스 내에서 그나마 온건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