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 뭔가 이뤄진다" 타율 0.237 '50억 베테랑'이 주는 기대감, '그래도 212HR 타자니까' [수원 현장]

스타뉴스 수원=안호근 기자 2024.07.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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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 /사진=KT 위즈 제공오재일. /사진=KT 위즈 제공


"우리가 바라는 게 그것이다."

오재일(38·KT 위즈)이 호쾌한 대포를 쏘아올리며 사령탑을 미소 짓게 했다.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떠올리면 한참 아쉬운 성적표지만 여전히 뭔가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오재일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1회말 하이메 바리아를 상대로 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팀 패배로 가려졌지만 4번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0시즌을 마치고 삼성 라이온즈와 4년 5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두산 베어스를 떠난 오재일은 첫 두 시즌 46홈런 191타점을 몰아치며 제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 타율 0.203 11홈런 54타점에 그치더니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한 달 이상을 2군에서 보냈다.



박병호에 대해 같은 고민을 하던 KT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고 5월 말 1대1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 이적 후 43경기에서 타율 0.232, 출루율 0.313, 장타율 0.408, OPS(출루율+장타율) 0.721로 여전히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홈런 5개를 날리며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31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바라는 게 한 방이다. 안타 치는 것보다 한 번 쳐주면 도움이 된다"며 타율이 좋지 않음에도 "항상 맞으면 간다는 기대감은 있다. 잘 맞지 않고 있지만 맞으면 뭔가 이뤄진다. 이런 건 확실히 있다"며 "툭 치는데도 기대감이 있다. 방망이 칠 때보면 어떻게 저렇게 (멀리) 치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KT 오재일.KT 오재일.
전성기 때의 기량은 아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힘이 되는 존재다. "대타로 쓰기에도 좋고 (문)상철이와 돌려서 쓰고 있다"며 "상철이가 선발로 나가면 대타로 쓰고 오재일이 선발 나가면 상철이가 대타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만한 대타 자원이 어디있나"라며 수치에서 나타나지 않는 위압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예를 들어 만루에서 나간다고 치자. (상대가) 삼진 먹기 전까지는 상대가 덜덜 떤다. 맞으면 일이 일어나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건 역시나 컨택트 능력이다. 과거 같은 정확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더라도 실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들어오는 공을) 쳤을 때 파울이 안 나와야 한다. 안 좋을 때보면 파울 나온 공을 보면 가운데에 들어오는 공"이라며 "이 공을 놓치니까 어떤 투수가 연속적으로 실투를 하나. 좋은 타자를 보면 한 번에 탁 치면 죽든 살든 결과가 나온다. 그런 타자들이 대체로 타율이 높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전날 홈런의 기세를 이어 이날도 중책을 맡았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김상수(2루수)-김민혁(좌익수)-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심우준(유격수)로 타선을 꾸렸다. 고영표가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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