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사진=KT 위즈 제공
오재일(38·KT 위즈)이 호쾌한 대포를 쏘아올리며 사령탑을 미소 짓게 했다.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떠올리면 한참 아쉬운 성적표지만 여전히 뭔가 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오재일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0-1로 뒤진 1회말 하이메 바리아를 상대로 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020시즌을 마치고 삼성 라이온즈와 4년 5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두산 베어스를 떠난 오재일은 첫 두 시즌 46홈런 191타점을 몰아치며 제 역할을 했지만 지난해 타율 0.203 11홈런 54타점에 그치더니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한 달 이상을 2군에서 보냈다.
KT 이적 후 43경기에서 타율 0.232, 출루율 0.313, 장타율 0.408, OPS(출루율+장타율) 0.721로 여전히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홈런 5개를 날리며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31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바라는 게 한 방이다. 안타 치는 것보다 한 번 쳐주면 도움이 된다"며 타율이 좋지 않음에도 "항상 맞으면 간다는 기대감은 있다. 잘 맞지 않고 있지만 맞으면 뭔가 이뤄진다. 이런 건 확실히 있다"며 "툭 치는데도 기대감이 있다. 방망이 칠 때보면 어떻게 저렇게 (멀리) 치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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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오재일.
"이만한 대타 자원이 어디있나"라며 수치에서 나타나지 않는 위압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예를 들어 만루에서 나간다고 치자. (상대가) 삼진 먹기 전까지는 상대가 덜덜 떤다. 맞으면 일이 일어나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건 역시나 컨택트 능력이다. 과거 같은 정확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더라도 실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들어오는 공을) 쳤을 때 파울이 안 나와야 한다. 안 좋을 때보면 파울 나온 공을 보면 가운데에 들어오는 공"이라며 "이 공을 놓치니까 어떤 투수가 연속적으로 실투를 하나. 좋은 타자를 보면 한 번에 탁 치면 죽든 살든 결과가 나온다. 그런 타자들이 대체로 타율이 높다.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전날 홈런의 기세를 이어 이날도 중책을 맡았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김상수(2루수)-김민혁(좌익수)-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심우준(유격수)로 타선을 꾸렸다. 고영표가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