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세인트클라우드에서열린 J.D. 밴스 부통령 후보와 합동 유세에 참석해 춤을 추고 있다. 2024.07.28 /AFPBBNews=뉴스1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을 역임한 해리스는 이미 포문을 열었다. 최근 유세에선 "검사 시절 성추행 사건을 전담했다"며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고 직격했다. 기세등등한 그는 뒷걸음질치는 상대방을 몰아붙인다. "유권자들은 토론 무대에서 후보들의 경쟁을 볼 자격이 있고 이제 저는 준비가 됐다"고 했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대선의 핵심쟁점 분석을 트럼프 인기에 대한 고찰로 시작했다. 뉴욕타임즈(NYT) 에세이에서 그는 "이번엔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봤다. 신자유주의 심화로 미국 사회가 양극화되는 가운데 "자기 일이 존중받지 못하고, 엘리트가 자신들을 얕잡아보는 데 지친 이들의 분노가 차기 대통령을 정할 것"이란 예상이다.
샌델은 사실 노동계급은 대대로 민주당이 대변해왔지만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이유는 사실 그 분노를 엘리트인 힐러리가 이해하지 못했고 오히려 공화당의 MAGA 캠페인에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도 한 차례 재임 기간을 거쳐 노동자들의 분노를 심정적으로만 대변하는 척했을 뿐, 정책적으로는 기득권을 옹호한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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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85%는 정치가들이 좌우에 관계없이 모두 기득권을 대변한다고 여기고 있다. 10% 상류층이 아닌 90%의 중산층 이하 서민들, 특히 노동자의 무력감은 금융위기 후 더 커졌다. 정치가들이 월가의 대형 금융사는 살려냈지만 오히려 서민들은 서브프라임 사태에 내몰려 집을 뺏기게 그대로 두면서 분노가 확산된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도 서민층은 부자들보다 더 많이 죽었다. 이후 나타난 인플레이션은 열심히 일해도 자기 집 하나 마련할 수 없는 이들의 무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실 트럼프는 이들의 분노를 불법이민자들이나, 중국 등의 탓으로 돌려 흡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는 두 번 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가 떠오르는 건 이런 트럼프를 우려하는 반발 심리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해리스도 엘리트다. 그가 검사처럼 트럼프를 때릴수록 어쩌면 불리해질 수 있다. 트럼프는 각종 송사에서 패할수록 천문학적인 기부금을 모아와서다. 샌델은 "트럼프를 범죄자로 조롱하면 기반은 회복되지만 분열은 심화될 것"이라며 "양극화 경제구조를 재구상하고, 세제를 개혁하며, 노동 존엄성을 살리는 이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