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 감염된 아들…SNS 하던 아버지가 살린 비결

머니투데이 박상혁 기자 2024.07.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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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연못에서 수영하다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아들(오른쪽) 아프난이 아버지 시디퀴(왼쪽)가 SNS에서 본 글 덕분에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돼 치료받았다./사진=BBC 뉴스 캡쳐인도의 한 연못에서 수영하다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아들(오른쪽) 아프난이 아버지 시디퀴(왼쪽)가 SNS에서 본 글 덕분에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돼 치료받았다./사진=BBC 뉴스 캡쳐


인도에서 한 아버지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본 글 덕분에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된 아들의 증상을 파악하고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아들은 제때 치료를 받아 무사히 퇴원했다.

31일 BBC에 따르면 아프난 자심(14)은 지난 6월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지코드의 한 연못에서 수영하다 '뇌먹는 아메바'(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됐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난은 해당 연못에서 수영한 지 5일 뒤 갑자기 심한 두통을 호소했고 발작을 일으켰다. 부모는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증상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프난의 아버지 시디퀴는 SNS를 통해 우연히 접한 정보를 통해 아들의 증상이 '뇌먹는 아메바'와 관련돼 있다고 봤다. 그는 "예전에 이 아메바에 감염되면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정보를 SNS를 통해 읽었다. 그래서 아들이 발작을 일으키자마자 바로 지역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뇌먹는 아메바는 코를 통해 뇌에 유입되면 원발성 아메바성 뇌척수막염(PAM)을 일으킨다. 이 경우 치사율은 97%에 달한다. 주된 증상으론△후각 및 미각 변화 △두통 △메스꺼움 △구토 △발작 등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따르면 지난 1971년부터 2023년까지 호주와 미국, 멕시코,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PAM 감염자 중 8명만 살아남았다. 대부분 초기 증상 발현 후 9시간에서 5일 이내에 진단·치료받은 사람들이 생존했다.

아프난의 치료를 집도한 압둘 라우프 박사는 "증상이 시작된 지 24시간 이내에 PAM이 진행된 것 같다"라며 "부모가 아들의 증상을 제대로 알려준 덕분에 질병을 신속히 파악해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아프난의 뇌척수액에 침투한 아메바를 발견하고, 항균 약물을 투여해 무사히 치료를 마쳤다. 아프난은 3일 만에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라우프 박사는 "오염된 물속으로 뛰어들거나 다이빙을 하면 뇌먹는 아메바가 체내로 들어갈 수"며 "일반 수영장에 가더라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도에서 뇌먹는 아메바 감염자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일엔 인도의 케랄라주 코지코드의 한 연못에서 아프난과 동갑내기인 소년이 연못에서 수영하다 뇌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 외에도 지난 7일엔 이스라엘 북부에서 수영하던 26세 남성도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다.

뇌먹는 아메바(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이 아메바는 원발성 아메바성 뇌척수막염(PAM)을 일으킨다. 이 경우 치사율은 97%에 달한다./사진=BBC 캡쳐뇌먹는 아메바(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이 아메바는 원발성 아메바성 뇌척수막염(PAM)을 일으킨다. 이 경우 치사율은 97%에 달한다./사진=B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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