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건강상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후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김 총비서가 240㎜ 방사포탄 검수시험 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모습. / 사진=뉴시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9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딸 김주애의 후계자설에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김 총비서가 과거 아버지인 김정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을 때 군사부문에서 뛰어난 전략가 등으로 표현됐지만 딸 김주애는 여전히 '어린 아이'로 비춰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북한군의 고위간부인 박정천이 무릎을 꿇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실제로 지난해 11월 탈북해 국내로 들어온 리일규 주쿠바 북한대사관 참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총비서를 만난 적이 있다며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데도 얼굴이 새빨갛고 숨이 가쁘다고 전했다. 미국 보험회사 등에서 사용하는 수명 예측 프로그램에서도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를 기반으로 김 총비서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앞으로 3년이 최대 고비라는 예측치가 나오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1일부터 1박2일간 삼지연시 건설사업 전반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한 모습.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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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유력한 후계자로 김주애를 꼽는 배경은 북한 선전매체에서 쓰는 '향도'라는 표현 때문이다. 향도는 '앞길을 밝혀주고 이끌어 나간다'는 뜻으로 북한에선 수령이나 후계자에게만 사용돼 온 표현이다.
다만 국정원은 "아직은 다른 형제가 나설 가능성, 또 최종적으로 후계자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토대로 (후계자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정은도 유학 중 신변을 완전히 감췄다. 아들을 해외 유학을 보냈기 때문에 김주애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비서의 건강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유고시 북한 내부 동요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지도부 공백 상황에서 김주애가 20대 전부터 통치할 경우 내부 동요 가능성이 있고, 김여정이 '대리 통치'에 나설 경우 권력 다툼 등으로 북한 내부가 혼란스러워질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