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엔 환율 추이/그래픽=김현정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90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3시30분 기준(하나은행 고시)으로는 901.77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4월16일(902.74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900원대로 올라왔다. 지난달 85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50원 가까이 올랐다.
최근 엔화 강세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좁혀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3월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8년간 이어지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냈다. 다만 추가 인상에 나서지는 않았는데 최근 들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엔화가 강세로 전환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BOJ 금정위에서 금리인상과 국채 매입규모 축소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유입된 가운데 일본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흐름이 엔화 강세 폭을 키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후보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제2의 플라자합의를 언급한 것도 엔화 강세를 지탱하는 요인이다. 중장기적으로 엔화 강세 흐름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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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당선될 경우 엔화 강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며 "일본 금융당국의 환시 개입도 추가적인 엔화 약세를 방어하는 등 정치적 논리로 보면 엔화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엔테크족'의 투자 자금 청산 기대감도 높아진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엔화 약세에 국내 거주자의 엔화 예금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거주자 엔화예금 잔액은 101억3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6000만달러 늘었다.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엔화 예금 잔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규모를 더 키웠다. '지금이 저점'이라는 인식 아래 엔화를 사 모으고 엔화 값이 오르면 되팔려는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다. 이전까지는 엔화 예금 비중은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개인 비중이 늘기 시작했다. 지금은 개인 비중이 약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