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구윤성 기자 = 2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전광판에 항공편 지연을 알리는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국내외 항공사들의 발권시스템 먹통으로 항공기 지연·결항이 속출했다. 2024.7.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구윤성 기자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규모는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를 웃돌 전망이다. 보안솔루션 하나가 PC나 시스템을 마비시킬 때 충격이 얼마나 큰지 확인한 셈이다.
원인은 다소 다르지만 단일 포인트에서 발생한 문제로 전국에 걸친 IT(정보기술)대란을 초래한 경우는 많다. 2022년 10월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마비사태가 논란이 됐다.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오른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은행·전자상거래·모빌리티 관련 서비스가 온통 먹통이 된 게 불과 2년도 안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정부·공공 IT 인프라를 한데 모아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할 네트워크장비를 연결하는 포트의 노후화 및 접지불량으로 전국 중앙·지방정부 행정망이 온통 먹통이 되기도 됐다.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도 법안 제정이 추진됐다. 올 초 의원입법 형식으로 제정이 추진된 '디지털서비스의 안정성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디지털안정성법) 제정안이 그것이다. 분산돼 있던 디지털 재난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네트워크와 서비스, 데이터에 이르는 디지털 전분야의 재난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디지털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법안 제정이 추진됐다. 그러나 이 법안은 관할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이 21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처분됐다.
국내 피해규모가 10개사에 불과했다는 데 안심했기 때문일까. 지난 5월말 출범한 22회 국회 과방위는 온통 방송법에 혈안이 돼 있다. 국회가 정쟁으로 마비돼 있으니 관련부처의 손발도 묶였다. 디지털 불안정성에 노출된 채 방치된 상태가 얼마나 더 오래갈지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