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사퇴론 가세…바이든, 이번 주말 결단 내리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론이 들끓는 가운데 후보직 유지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 누그러졌단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대선 후보직 사퇴가 임박한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체에 따르면 다수의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당 지도부와 측근들의 압박과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후보 사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코로나19에 확진돼 델라웨어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론 완주 의사를 꺾지 않았지만 사적으로는 사퇴 요구가 커지고 여론조사 결과가 악화하면서 사실상 선거 운동을 계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하루 전 발표된 AP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 약 3분의 2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 측근은 악시오스에 "그는 현재 역사적 영웅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 하나 세우지 못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있다"면서 "나는 그가 옳은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최고 지도부가 직접 사퇴를 설득할 정도로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대선과 상·하원 의원 선거 패배 우려를 표명했다.

핵심 우군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민주당 인사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만큼 후보직 유지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인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최근 여론조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사퇴론을 대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 반대하는 이들과 거의 말도 섞지 않을 정도였지만 최근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 등에 대해 더 많이 묻고 듣기 시작했다"면서 "새롭고 의미심장한 변화"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경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승계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초 22일 화상 대의원 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조기 확정 지으려 했으나 8월 첫째 주로 연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