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붐 타고 다시 기지개켜는 글로벌 ESG···우리나라는?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4.07.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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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SG 채권 월별 거래량/그래픽=이지혜국내 ESG 채권 월별 거래량/그래픽=이지혜


올해들어 주춤했던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환경이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다시 기지개를 켠다. 고도화된 AI가 에너지 집약적 데이터센터 증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녹색채권(친환경채권)이 주목을 받는다. 국내의 경우 ESG 채권 거래량이 우하향 곡선이어서 글로벌 흐름을 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AI바람 타고 녹색채권 발행 증가…글보벌 ESG 기지개
15일 블룸버그와 KB증권 등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지난 6월 한달간 1186억원달러(약164조원)의 ESG채권이 발행됐다.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거래량이 938억달러(약 130조원)와 916억달러(약 127조원)로 줄었던 것 보다 개선된 발행량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ESG채권 발행량은 다소 부침은 있지만 1000억달러(약 138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녹색채권 발행이 전체 ESG채권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매월 녹색채권 발행이 전체의 절반가량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AI돌풍이 녹색채권 발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고도화로 에너지 집약적인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화석연료나 원자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일 멜리사 제임스 모간스탠리 부회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붐을 유지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졌다"며 "그린본드 판매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로나19(COVID-19)가 유행이던 당시 관심이 높았던 ESG 관련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인식이 올해 들어 다소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AI 바람을 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한 ESG 상품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재생에너지환경, 글로벌 대비 열악…ESG채권 거래량 우하향
다만 이 같은 ESG 관련 투자시장의 시각이 국내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다. 지난해 11월 ESG채권 거래량이 468억원을 넘긴 이후 올해는 200억원대를 넘기는 일이 드물다. 2월에만 207억원이 거래됐을 뿐 5월과 6월엔 거래량이 111억원과 113억원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환경이 글로벌 시장과 많이 다른 점이 이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발전 구조는 원자력이 27.4%, 재생에너지 비중은 6.3% 수준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EU의 무탄소 에너지 채택에 대한 빠른 움직임으로 인해 한국의 기업들은 비교 열위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무탄소 에너지를 중요시하는 기업들 입장에서 공급받는 제품의 성능에 차별이 있지 않다면 한국 기업들의 제품들은 배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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