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9일 잠실 LG전 1회 초 1사 2루에서 최형우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있다.
'염갈량' 염경엽(56) LG 트윈스 감독이 전날(9일) KBO 통산 타점 1위에 빛나는 최형우(41) 앞에서 김도영(21·이상 KIA 타이거즈)에게 고의 4구를 내준 상황을 설명했다. 보통은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결정. 염갈량은 왜 김도영을 거르고 최형우를 선택했을까.
전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에서는 흥미로운 상황이 나왔다. KIA가 5-2로 앞선 6회 초 1사 2, 3루에서 LG가 김도영 대신 후속 타자 최형우와 승부를 선택한 것.
나름대로 좌완 이상영을 올려 상성에 유리한 대결 구도를 짰으나, 최형우가 5구째 슬라이더 실투를 우측 담장으로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면서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이후 터진 6회 말 오스틴 딘의 투런포를 생각한다면 승부는 4-5 한 점 차가 돼 염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은 없었다. 최형우는 KBO 역사에 남을 클러치 히터답게 개인 통산 9번째이자 KBO 역대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만 40세 6개월 23일)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이대호(은퇴)의 만 40세 2개월 30일. 그리고 KIA는 기세를 몰아 2점을 더 내고 11-4 대승을 거뒀다.
후반기 첫 경기를 대패로 장식한 LG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LG는 홍창기(우익수)-문성주(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김현수(좌익수)-구본혁(유격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디트릭 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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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어떻게 변화를 줘서 풀어볼까 고민하다가 오스틴을 (3번으로) 올렸다. 홍창기, 문성주의 출루를 극대화해야 했다. 문보경은 요즘 잘 맞아서 4번에 놨다. 그리고 웬만하면 문보경은 4번 타순에 배치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KIA 최형우(가운데)가 9일 잠실 LG전 6회 초 1사 만루에서 만루포를 터트리고 축하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