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벌레·균 원천 차단...10중 방어막 구축한 햇반 생산공정

머니투데이 진천(충북)=지영호 기자 2024.07.04 14:49
글자크기
이광해 CJ제일제당 햇반생산팀 과장이 햇반 제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는 햇반 제조공정/사진=지영호 기자이광해 CJ제일제당 햇반생산팀 과장이 햇반 제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는 햇반 제조공정/사진=지영호 기자


[르포]벌레·균 원천 차단...10중 방어막 구축한 햇반 생산공정
"현미 상태로 입고된 쌀은 크게 10회 이상의 이물선별과 살균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구입하는 햇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이광해 CJ제일제당 햇반생산팀 과장은 3일 충북 진천의 CJ블로썸캠퍼스 햇반생산라인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클린 생산공정을 갖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6년 처음 출시된 햇반은 기존에 없던 즉석밥 시장을 개척한 대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CJ블로썸캠퍼스 6개 라인과 부산공장 11개 라인에서 연간 7억개의 햇반을 생산 중이다. 수출물량은 대부분 부산공장에서, 내수는 CJ블로썸캠퍼스에서 생산한다.

1조원을 투자해 2018년 완공된 CJ블로썸캠퍼스는 진천 송수산업단지 내 약 15만평 규모(축구장 70개)의 아시아 최대 가공식품 생산 공장이다. 햇반뿐 아니라 냉동편의식품, 육가공, 가정간편식(HMR) 등을 여기서 만든다.



햇반의 위생공정은 계약재배에서부터 시작된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현미를 구입하는데 품질과 위생에 문제가 생기면 전량 반품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하루 입고되는 20톤 규모의 쌀에서 벌레 한마리가 발견되면 해당 물량 모두를 돌려보내는 식이다. 손실이 발생하는 RPC 입장에서 볼 때 스스로 이물질 관리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입고된 이후엔 CJ블로썸캠퍼스의 기술력이 적용된다. 도정(껍질을 벗겨내는 공정) 과정에서 5단계가 적용되는데 바람과 진동(무게), 석발(돌 걸러내는 과정), 두께선별, 색채선별 등으로 이물질을 걸러낸다. 이어 쌀을 씻는 '세미', 불리는 '침지', 용기에 담는 '충진' 과정을 마치면 '가압살균'을 시작으로 5단계의 본격적인 위생공정을 거치게 된다. 140도 이상의 온도에 8번 노출된 쌀은 살균(미생물을 제거하거나 수를 급격히 낮춤) 상태로 만들어진다.

 CJ블로썸캠퍼스 햇반 컨트롤룸에서 직원들이 설비가동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CJ블로썸캠퍼스 햇반 컨트롤룸에서 직원들이 설비가동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햇반 생산 직원이 생산설비 내 품질 점검 체크 시트를 확인하고 있다.CJ제일제당 햇반 생산 직원이 생산설비 내 품질 점검 체크 시트를 확인하고 있다.
살균 상태의 쌀이 만들어지면 이후부터 뚜껑을 덮는 '실링' 공정까지 클린룸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클린룸은 위생 단계를 거친 작업자도 진입할 수 없는 말그대로 '깨끗한' 공간이다. 헤파필터를 통해 0.5마이크로미터(μm) 이상 입자의 진입을 원천 봉쇄한다. 평균 곰팡이균이 진입할 수 있는 입자인 1.5마이크로미터의 3분의 1 크기도 걸러낸다는 의미다.


클린룸은 투명한 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에서도 내부를 관찰하기 용이했다. 물을 충전하고 고온스팀으로 30분 이상 열을 가한 뒤 필름을 덮기까지 생산과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살균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햇반의 위생 수준을 가늠하기엔 충분했다.

먼저 밥을 지을 때 쓰이는 취반수는 100도 이상으로 끓였다가 식힌 살균수다. 밥 짓는 물에 생존하는 미생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고온스팀에서 30분간 노출되는 '취반' 과정은 또 한번 미생물을 살균하는 역할을 한다. 밥이 지어지면 용기 상부를 필름으로 밀봉한다. 필름은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산소차단층과 외부 충격에서도 제품을 보호하는 강도보강층 등 다층구조로 이뤄져 있다. 특수 포장기술이 담긴 필름은 CJ제일제당 자회사인 원지에서 만든다. 이후 70도의 물에 담구는 후살균 뜸들이기 공정을 마치면 최종검사를 거쳐 포장작업이 이뤄진다.



이 과장은 "식품이 변질하는 것은 미생물이 유입되기 때문"이라며 "햇반은 전 제조과정을 철저한 무균화 공정으로 진행하고 안전 패키징을 통해 식품이 변질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햇반은 즉석밥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년대비 1.8%포인트 늘어난 68%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4.3% 증가한 8503억원(소비자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의 경우 북미를 비롯해 50여개국에서 햇반이 팔리고 있는데 K푸드의 열풍에 동반상승 중이다. 매출이 전년대비 21% 늘었다.

햇반 연간 매출/그래픽=윤선정햇반 연간 매출/그래픽=윤선정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